“나는 국가대표 1번 타자다” 이정후, 장염 투혼 속 타율 5할8푼3리

입력 2018-08-29 09:54

“내가 야구 국가대표 1번 타자다.”

‘타격 1위’ 이정후(20)가 넥센 히어로즈의 1번 타자를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 1번 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B조 예선 3경기에서 이정후가 생산한 기록은 홈런 2개를 포함해 12타수 7안타를 뽑아냈다. 무려 5할8푼3리의 타율이다. 6타점, 5득점, 2볼넷은 덤이다. 올 시즌 3할7푼8리로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세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물방망이 타선 탓에 1-2로 분패했던 대만과의 예선 1차전에서도 이정후만큼은 빛났다. 이정후는 양현종이 충격적인 투런 홈런을 허용해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1회말 타석에 들었다. 대만 선발 우셩평과 맞서며 5구째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두번째 타석이던 3회말에는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파울 4개를 쳐내며 9구 승부를 펼쳤다. 이정후는 1-2로 뒤진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들어서 끈질긴 승부를 이어갔다. 마침내 5구를 노려쳐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뽑아냈다. 8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됐지만 이번에도 7구까지 긴 승부를 펼쳤다. 이날 성적은 3타수1안타 1볼넸이었다.

27일 인도네시아와의 예선 2차전에서도 2타수 2안타에다 2타점 2득점 1볼넷 1희생플라이로 팀의 콜드게임 승리를 이끌었다.
28일 홍콩전 1회 첫 타석부터 2루 내야 안타로 포문을 열며 리드오프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이정후는 6회 우측 담장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9회에는 우월 솔로포로 멀티 홈런을 만들었다. 앞서 2루타가 있었기에 ‘3루타 없는 사이클링 히트’ 활약이었다. 장염 증세 속에서도 발휘한 투혼이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30일 일본과 운명의 슈퍼라운드 1차전을 갖는다. 지면 결승 진출 좌절로 직결된다. 이정후는 “이판사판으로 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보여준 활약과 투혼만으로도 그는 대한민국 1번 타자에 전혀 손색이 없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