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고학년생 100명 중 4명 “학교폭력 경험”…서울 학교폭력 피해 4년 만에 증가

입력 2018-08-29 07:24 수정 2018-08-29 08:39
게티이미지 제공

서울 지역의 학교 폭력 피해가 4년 만에 증가했다. 특히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피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2018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지난해 2학기부터 지난 5월까지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학생이 1만1425명으로 지난해보다 2320명 늘었다고 29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서울 초·중·고(초4~고3) 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5월 한 달 간 학교폭력 관련 경험·인식 등을 조사해 ‘2018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이날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초4~고3 전체 학생 중 92.3%인 64만6669명이 참여했다.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의 비율은 응답자의 1.8%에 해당한다. 전년도 같은 기간 조사 결과보다 0.5%포인트 증가한 결과다. 초등학생 가운데 학교폭력을 경험했다는 응답률은 4.0%(8209명)에 이르렀다. 중학생 1.0%(2079명)과 고등학생 0.5%(1104명))보다 4~8배 높은 수치다.

초등학생은 피해 응답률도 중·고등학생보다 높았다. 중학생의 학교폭력 경험 응답률은 지난해 1차 조사 보다 0.3%포인트, 고등학생은 0.1%포인트 오른 데 반해 초등학생은 0.8%포인트나 증가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의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서울시교육청이 2014년(1.9%) 처음 조사한 이후 2015년 1.5%, 2016년 1.4%, 2017년 1.3%로 꾸준히 줄었다가 올해 다시 상승했다. 교육청은 이와 관련해 조사 대상 기간이 증가하고 문항의 난이도를 낮췄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조사대상 기간을 예년(약 7개월)보다 2개월 가량 늘린 점, 이번 실태조사에는 초등학생의 문항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예를 들어주거나 쉬운 용어를 사용한 점 등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피해 유형별로 보면 언어폭력(35.1%)이 가장 많았다. 집단 따돌림(17.6%), 스토킹(12.2%), 신체폭행(10.3%), 사이버 괴롭힘(10.2%) 등 순으로 이어졌다. 사이버 괴롭힘은 중·고등학교(중학교 15.2%·고교 15.7%)가 초등학교(8.2%)에 비해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학교폭력 가해자는 ‘같은 학교 같은 반’(46.4%)이 가장 많았다. 학교폭력은 ‘교실 안’(28.6%)에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났고, 이어 ‘복도’(13.3%) ‘운동장’(8.1%) 등 ‘학교 안’(65.2%)이 많았다. ‘학교 밖’에서 이뤄진 학교폭력은 27.9%로 조사됐다. 학교폭력 피해 시간은 ‘쉬는 시간’(31.8%)이 가장 많았다. 이어 ‘하교 이후’(16.3%) ‘점심 시간’(15.7%), ‘수업 시간’(8.8%) 등 순이었다.

학교폭력을 당한 경우 10명 중 8명은 “피해 사실을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80.1%)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1차 조사 결과보다 0.7%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피해 사실을 알린 대상은 ‘가족’(48.1%)이 가장 많았고 ‘학교’(16.7%), ‘친구나 선배’(10.1%), ‘117 학교폭력신고센터’(2.1%) 등 순이었다.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는 더 괴롭힘을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과 해결이 안 될 것이라는 불신이 컸다. ‘더 괴롭힘을 당할 것 같아서’라는 응답은 16.1%, ‘알려도 해결이 안 될 것 같아서’라는 응답은 15.5%가 나왔다. ‘스스로 해결하려고’(16.5%) 했다는 응답도 많았다. 가장 많은 응답은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24.9%)였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