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중심타선 ‘내가 쳐야 한다’ 부담… 편하게 대해줄 뿐”

입력 2018-08-28 17:55
선동열 한국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감독. 뉴시스

“선수들이, ‘당연히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이 상당한 듯하다. 중심타선은 특히 ‘쳐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 듯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한국 야구 대표팀을 이끄는 선동열 감독은 28일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 경기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선수들의 플레이가 경직돼 있다.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거듭 말했다. 홍콩과의 경기에서 21대 3으로 대승을 거둔 직후였다. 선 감독 스스로가 “초반에는 힘들게 경기가 됐다”고 평한 것처럼 초반부터 확실하게 승기를 제압했던 게임은 아니었다. 한국 타선은 9회초에 이르러 황재균의 만루홈런 등 홈런 4방이 나와 대량득점했다.

“어떻게 중심타선의 압박감을 해결하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선 감독은 “최대한 편하게 해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에게도 ‘편하게 하자’ ‘자기 것만 하자’고 말한다”고 했다. 금메달이 당연하다는 여론 속에서 출범한 대표팀의 중심타선은 엄청난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선 감독은 “스스로 ‘해야 한다’는 마음을 많이 가진 선수들이 타석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경우, 덕아웃에 돌아와 분해 하는 때가 상당히 많다”고 했다.

한국은 홍콩을 이기며 2승1패가 됐다. 선수들의 기량이야 검증된 만큼, 자기 것을 제대로 해내기만 하면 계속 승리할 수 있다는 게 선 감독의 믿음이다. 선 감독은 “중심 선수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내 입장에서는 선수들을 편안히 해주려 한다. 좋은 기량 갖고 있으니 자기가 가진 것만 하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염으로 고생한 김하성 오지환의 경우 “내일 쉬고 나면 조금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100% 컨디션까지는 어려울 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선 감독은 일본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그는 “지금 우리는 한 경기 한 경기가 결승전과 똑같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