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 이란 센터 하다디, 이번엔 어떻게 막지

입력 2018-08-29 00:19 수정 2018-08-29 10:06
이란의 218cm 장신 센터 하메드 하다디. 신화뉴시스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하는 ‘허재호’가 아시아 최강 이란과 결승행 티켓을 두고 4강에서 격돌한다.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맞붙었던 두 팀의 리턴 매치이기도 하다. 가장 큰 관심사는 허재호의 빅맨들이 이란의 218㎝ 장신 센터 하메드 하다디를 어떻게 봉쇄하느냐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30일 오후 6시 이란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전을 치른다. 허재호는 지난 27일 현역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조던 클락슨(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이 버틴 필리핀을 8강에서 꺾고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하다디를 중심으로 신구조화를 이룬 이란을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처지다.

한국은 2014 인천 대회에서 이란을 상대로 4쿼터 혈전을 벌인 끝에 12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당시 골밑에는 김종규(207㎝) 김주성(205㎝·은퇴) 오세근(200㎝) 이종현(203㎝) 등의 빅맨들이 번갈아가며 하다디를 막는 것에 집중했다. 김종규가 승부처마다 중거리 미들레인지 슛을 꽂으며 하다디를 외곽으로 끌어낸 것도 효과적이었다. 슈터 문태종은 고비 때마다 3점슛을 터뜨렸고, 수비 스페셜리스트 양희종은 4쿼터 득점력 좋은 이란 포워드 니카 바라미를 찰거머리처럼 막아내는 투혼을 발휘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라건아(오른쪽). 자카르타=윤성호 기자

허재호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높이다. 허재호의 골밑은 이승현(197㎝)과 라건아(199㎝)가 주축이다. 강상재(200㎝), 김준일(202㎝) 등도 있지만 4년 전과 비교해 대표팀의 높이가 많이 낮아졌다. 몸싸움, 자리싸움에 능한 라건아가 골밑에서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하다디는 그간 상대했던 빅맨들과 비교해 높이가 우월하다.

라건아를 역으로 이용해 득점 기회를 노릴 필요가 있다. 코트 사이드나 톱에 라건아가 자리잡고 슈터들이 외곽슛, 컷인 등을 통한 득점을 노리는 것이다. 또 3점슛 능력을 갖춘 이승현이 외곽으로 나와 하다디를 밖으로 끌어내는 작전도 생각해볼 수 있다.

라건아(오른쪽). 자카르타=윤성호 기자

하다디를 외곽으로 나오게 하려면 슈터들의 슛도 적중해야 한다. 4년 전 한국은 문태종과 양동근 등이 4쿼터에 3점포를 꽂으면서 이란 수비를 흔들었다. 순간적으로 2대2 플레이를 펼쳐 하다디의 매치업을 바꾸는 전략도 잘 통했다. 허재호에서 그 역할을 해줄 선수로는 허일영, 전준범 등을 꼽을 수 있다. 허일영은 지난 필리핀전에서 3점슛 4개, 전준범은 3개를 성공했다.

한국 농구가 절대적인 신장의 한계를 이겨내고 다시 한 번 이란을 제압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결승에 오르려면 신장 차이를 지울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