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농구는 5명이 하는 팀스포츠였다. NBA리거가 출격했지만 1승도 거두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필리핀의 조던 클락슨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바스켓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과의 남자 농구 8강전에서 82대 9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클락슨은 80대 82로 패배한 지난 중국전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2전 2패를 기록하고 인도네시아를 떠나게 됐다.
사실 NBA리거들을 상대로 아시아 팀이 승리한 사례는 최근에도 있었다. 지난 6월 일본이 일본 지바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예선전에서 NBA 선수들이 2명 포함된 호주를 79대 78로 이겨 화제가 됐다.
하지만 호주 소속으로 경기에 나선 매튜 델라베도바와 손 메이커(이상 밀워키 벅스)는 팀의 주축급 선수가 아니었다. 이들과 달리 클락슨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81경기에 출전해 평균 23.3분만 나오고도 평균 13.9점을 올리는 등 NBA에서도 득점 능력을 인정받는 선수였다. 델라베도바와 메이커의 평균 득점을 합쳐도 클락슨의 수치에 미치지 못한다. 1250만 달러(약 140억원)에 달하는 클락슨의 연봉이 그의 가치를 증명한다.
하지만 클락슨은 아시안게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첫 상대는 중국이었다. 클락슨은 28득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기대에 걸맞는 활약을 보였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특히 막판 몸상태가 완전치 못해 자신과 매치업된 선수를 막지 못하고 파울을 범하며 결승점이 되는 자유투 2개를 내줬다.
이어진 한국전에서 클락슨은 초반 슈팅난조를 보였다. 첫 4개의 야투를 모두 실패했다. 허일영에게 결정적인 4점 플레이를 헌납하기도 했다. 비록 2쿼터부터 제컨디션을 찾긴 했지만 결국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한국의 에이스 가드 김선형에게 돌파를 허용하기도 했다.
물론 클락슨은 패배의 원흉이 아니다. 필리핀은 지난달 FIBA 월드컵 예선에서 호주와 난투극을 벌여 선수 10명이 무더기 징계를 받아 대회 참가를 포기했다 뒤늦게 대표팀을 급조해 출전하기로 했던 팀이다. 필리핀 선수들의 기량이 예상보다 높긴 했지만 중국과 한국 선수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부족했다. 클락슨의 월등한 기량도 그 격차를 뒤집기에는 부족했던 셈이다.
농구는 에이스의 능력이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스포츠로 손꼽힌다. 하지만 그 영향력도 한계가 있었다. 클락슨은 경기 뒤 인터뷰를 거부하고 어두운 표정으로 농구장을 나섰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