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심은 어디까지?… ‘고양이 목욕케이지’를 둘러싼 갑론을박

입력 2018-08-28 16:12
네이버쇼핑 캡처

쇠창살로 만들어진 ‘고양이 목욕케이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고양이는 스스로 몸 관리를 철저히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굳이 목욕을 시켜줄 필요가 없지만 외부 기생충이나 피부질환 개선을 위해 잦으면 한 달에 한 번, 적게는 1년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해당 제품을 두고 ‘동물학대’라는 반대론과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찬성론이 맞서는 상황이다.

현재 논란이 되는 제품은 ‘고양이 목욕 도우미’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며, “부담스러웠던 고양이 목욕, 이제 걱정 말라”는 홍보문구로 소개되고 있다. 케이지는 금속 철망으로 만들어졌으며 너비 15cm, 문 높이 17cm 정도의 크기다. 이 안으로 고양이가 들어가면 문을 닫고 목욕을 시킬 수 있다. 케이지 관련 안내사항에 따르면 목욕 이외에도 ‘약 및 주사 처방’ ‘길고양이 포획 도구’ 등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해당 제품을 접한 네티즌의 의견은 양분됐다. 현재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는 A씨는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 굳이 케이지를 써가면서까지 목욕을 시켜야 할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씨는 “반려동물이 무슨 인형인 줄 아나 본데, 목욕시키는 게 힘들다고 말할 정도면 반려동물은 도대체 어떻게 키우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고양이는 물만 닿아도 죽을 듯이 싫어한다. 그런데 철창 안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게 만들어 물을 뿌리는 행동 자체가 학대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라고 말했다.

반면 B씨는 고양이 목욕 케이지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B씨는 “철창으로 돼 있어 미관상 보기엔 좀 그렇지만 학대라는 말은 좀 과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 케이지는 고양이를 목욕시킬 때만 사용하는 거고, 고양이를 키워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많아봤자 한 달에 한 번 정도 목욕을 시킨다”며 “목욕할 때 얌전히 있는 고양이가 세상에 어디 있나. 억지로 목욕을 시키는 것도 다 고양이를 생각해서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제품을 이용하는 사람들 역시 고양이의 건강을 생각해 이용하는 건데 그것마저 동물학대라고 말하니 너무 황당하고 속상하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쇼핑 캡처

이와 관련해 현재 고양이 목욕 도우미를 판매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온라인상에 해당 제품이 알려지면서 상품 Q&A 창에 ‘동물학대’라는 비판 글이 올라오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해당 상품은 고양이를 목욕시킬 때 발톱으로 할퀴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라며 “이를 필요로 하는 분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불법적인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계속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모든 고양이가 그렇지는 않지만, 대다수 고양잇과 동물들은 물을 싫어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 크레이그 와일러 동물행동학 박사에 따르면 “고양이의 밑털은 습기에 대한 내성이 없어서 물속에 잠기는 것을 끔찍하게 여긴다”며 “이는 마치 사람이 젖은 셔츠를 입고 있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양이는 개털과 달리 물을 흡수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물에 닿는 즉시 체온이 내려가 장시간 물속에 들어가면 저체온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알려졌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