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희 기자의 캡션] 일본의 청결을 부러워 하기 전에

입력 2018-08-28 09:53


‘마음이 청결해야 복이 있다’(마5:8)고 했는데 몸과 환경의 청결은 당연하다.

그 마음의 청결이야 하나님만이 아시니 이렇다 저렇다 할 바 못된다. 하지만 우리의 몸과 환경은 자기 몸, 자기 영역만 청결하면 고만인 줄 안다. 공동체를 위한 몸의 언어 매너를 갖추고, 공유를 위한 깨끗한 환경을 실천 하는 데는 이기적이기 그지없다.

청년들은 일본 여행을 통해 그들의 매너와 환경에 감탄을 연발한다. SNS 등을 통해 그들이 부럽다며 우리의 수준을 탓한다. 한데 그 청년들이 집단화 되는 순간 난장판이 되는 경우를 자주 접한다.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리고, 남이 보건 안보건 가래침을 뱉고, 종이컵을 아무데나 두고 떠난다. 지하철 안에서도 백팩을 메고 360도 회전하듯 해서 사람들을 밀쳐 내며, 공중화장실을 이용하고서도 뒷사람을 위한 청결의 매너는 없다.

중장년들은 시대가 생존이 급급했던지라 무서우리만치 생존 본능이 강해 매너나 청결이 사치였을 수 있다. 청년세대가 그 고쳐지지 않는 중장년의 나쁜 습관을 지적하는 것들 대부분 맞는 말이다.

다만 청년들도 ‘을’로서의 서러움을 토로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청년들은 배움이 전 세대들보다 깊으니 교양 또한 깊을 것이다. 그 교양을 실천해야 비로소 마음의 청결이 온다.

덧붙여 기독청년들은 교회 커뮤니티에서 복음성가로 주님 찬양 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교회 주변 골목 청소 프로그램이라도 가져야 한다. 기독청년 세대의 선배 신앙인들은 골목 청소부터 했었다. 이 아름다운 전통을 기존 교회가 이어 받지 않으니 이단들이 앞장서 한다. 그들의 이미지가 좋아질 수 밖에 없다.

사진은 지난 25일 찍은 창경궁 남자화장실이다. 윤이 날 정도로 깨끗하다. 우리의 공공시설 시스템은 그 어느 나라보다 잘 갖춰져 이용이 편리하다. 그렇지만 그러한 화장실도 ‘갑질하는 을’ 때문에 청소한지 몇 시간만 지나면 목불인견이 된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