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못 뛰면 병역 혜택 없다” 오지환, 병역 논란 이어 장염까지

입력 2018-08-28 09:00 수정 2018-08-28 11:06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야구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B조 2차전에서 인도네시아를 15-0 5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기분 좋은 첫 승이다. 앞으로 남은 경기 전 승을 거둬야 하는 어려운 일정이 남아 있지만 분위기를 타면 못할 것도 없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이번엔 ‘장염’이다. 오지환과 김하성, 정우람이 고열 증세를 보였다. 검진 결과 장염이었다. 주전 유격수 김하성과 백업 유격수 김하성이 동시에 결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과거 유격수 경험이 있던 황재균이 빈 자리를 채웠다. 사실상 전문 2루수인 안치홍이 황재균이 빈 3루수 위치로 이동했다. 2루수엔 전날 1루 코치를 봤던 박민우가 등장했다.

문제는 이들의 복귀 시점이다. 고열과 설사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부터 시작되는 슈퍼라운드에서 뛸 수 있을지 걱정되는 상황이다. 28일 홍콩전은 실력차가 많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이길 수 있지만, 일본과 중국과 연쇄적으로 맞붙는 슈퍼라운드에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일본에 패할 경우 금메달은 고사하고 결승 진출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오지환으로선 또 하나의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지난해 상무 입단까지 미루며 금메달을 향해 달려왔지만, 장염이라는 복병을 만나 출전조차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백업 유격수이기에 약체팀과의 경기에 뛰어야 하지만 28일 홍콩전 출전을 장담할 수 없기에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1게임이라도 뛰지 못하면 병역 혜택을 볼 수 없다. 병역법 시행령 조항을 보면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을 경우 체육요원으로 편입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되어 있다. 4주 군사훈련만으로 병역을 마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그런데 단서 조항이 있다. 단체 종목의 경우 실제 경기에 출전한 선수만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득 KIA 타이거즈의 나지완이 떠오른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팀 후배 안치홍을 제치고 대표팀에 뽑혔다. 대표팀 승선 이전에는 3할이 넘는 고타율을 기록했지만 엔트리 명단 발표 이후 2할5푼대로 뚝 타율이 떨어졌다. 아시안게임 예선에서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특히 준결승과 결승에서는 아예 출전도 하지 못했다. 금메달 이후 나지완은 그해 팔꿈치 부상을 참고 시즌을 소화했다는 소회를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주전 유격수 김하성이 똑같은 장염에 걸린 만큼 두 선수의 빠른 회복이 절대적이다. 다만 병역 특헤 자격 요건을 갖춰주기 위한 출전은 두고두고 말이 나올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