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고 못본 황희찬의 페널티킥

입력 2018-08-27 23:19
김학범호의 공격수 황의조가 27일 오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어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감각적인 슈팅을 선보이고 있다. 황의조는 이날 3골을 몰아치며 대회 2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연장 후반 막판에는 결승골로 연결된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브카시=윤성호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 대한민국 대 우즈베키스탄의 경기가 열린 27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어트스타디움. 3-3으로 팽팽했던 연장 후반 10분, 황의조는 자신이 얻어낸 천금의 페널티킥을 황희찬에게 넘겼다. 황의조는 “PK를 얻자마자 희찬이가 차겠다고 이야기했다”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앞서 전반에만 2골을 넣는 등 3골을 홀로 만들어내며 팀의 탈락을 막았던 황의조는, 결승골로 연결될 수 있는 페널티킥 장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는 돌아선 채 기도를 올리는 모습이었다. 간절한 마음은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김학범호의 구심점인 에이스 손흥민마저도 키커 황희찬을 보지 않고 눈을 감았다.

황의조는 “쇄도를 했어야 하는 게 맞는데 그래도 희찬이가 차서 넣어줄 거라 믿었다”고 말했다. 공격수들은 만일 페널티킥이 골키퍼에 의해 튕겨져 나오는 경우를 대비해 페널티박스 밖에서 달려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황의조는 “이 골로 인해 희찬이가 자신감을 많이 갖고, 좋은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의조는 이날 3골의 활약으로 이번 대회에서만 두 번째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그는 “골을 넣는 것은 항상 좋은 것이지만, 팀이 항상 승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 골로 팀이 높은 승리로 가서,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어’ 한국을 잡을 뻔했던 우즈벡은 연장 후반 페널티킥을 내준 뒤 강하게 반발했다. 황희찬의 슛도 골키퍼의 손을 스치고 들어간 것이라서, 우즈벡 선수들은 분통해 했다. 경기 이후에도 심판 판정을 논란으로 삼고 싶어하는 분위기는 이어졌다. 기자회견에 들어온 한 외신기자는 “심판 판정에 대해 묻고 싶다”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은 “심판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브카시=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