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축구, 우즈베키스탄에 당했던 두 번의 ‘쓰라린 패배’

입력 2018-08-27 16:41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이 지난 1월 28일 중국 장수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베트남을 2대 1로 격파한 뒤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우즈베키스탄 축구는 30년 가까이 중앙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했다. 아시아 축구의 판세 지형도를 한국·일본의 동아시아, 이란·사우디아라비아의 중동, 호주의 태평양(2006년 오세아니아축구연맹 탈퇴·아시아축구연맹 가입)으로 나눠 그렸을 때 광활한 대륙이 펼쳐진 중앙아시아를 대표하는 나라는 단연 우즈베키스탄이다.

우즈베키스탄은 옛 소련에서 전술과 전력을 물려받았다. 인구 2920만명에서 5%는 러시아계다. 우즈베키스탄 축구대표팀에 금발벽안의 유럽계 선수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이유는 그래서다. 우즈베키스탄은 신장·근력의 우위를 앞세워 공중전과 순간 역습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한다. 한국도 우즈베키스탄의 힘에 눌려 무너진 적이 있었다.

통산 전적만 놓고 보면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압도한다. 국제대회와 프로급 전력으로 평가되는 성인·올림픽(U-23) 대표팀에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24전 17승5무2패를 기록하고 있다. 성인 대표팀에서 15전 10승4무1패, 올림픽 대표팀에서 9전 7승1무1패를 각각 작성했다. 한국의 승률은 71%에 달한다.

한국은 두 차례 패배를 양국의 사상 첫 대결, 그리고 가장 최근의 승부에서 당했다. 처음으로 패배한 경기는 1994년 10월 13일 일본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전이었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사상 첫 대결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은 1991년 옛 소련에서 분리하고 처음으로 독립국 신분이자 아시아 국가 자격으로 이 대회에 출전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그 모습도 낯선 우즈베키스탄의 러시아계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한국은 후반 19분 우즈베키스탄 공격수 아자맛 압두라이모프에게 허용한 선제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0대 1로 무릎을 꿇었다. 우즈베키스탄은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은 그 이후부터 24년 동안 우즈베키스탄과 성인 대표팀 간 대결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의 가장 최근 대결에서 두 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올림픽 대표팀 전력의 대회에서였다. 지난 1월 23일 중국 쿤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전에서 한국은 0-1로 뒤진 후반 13분 황현수의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연장전에서 3골을 얻어맞고 1대 4로 대패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우승했다.

우즈베키스탄은 AFC U-23 챔피언십 우승 전력으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구성했다. 선수들은 경험과 자신감을 쌓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27일 오후 6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브카시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8강전은 사실상 결승전으로 평가된다.

우즈베키스탄 축구대표팀 공격수 자비킬로 우린보예프(왼쪽)는 경계 대상 1호로 꼽힌다. 신화뉴시스

우즈베키스탄은 4전 전승으로 8강까지 올라왔다. 조별리그 B조에서 카타르, 태국, 방글라데시를 상대로 3전 전승 10득점 무실점을 기록했다. 16강전에서 홍콩을 3대 0으로 격파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등번호 9번을 사용하는 공격수 자비킬로 우린보예프는 경계 대상 1호. 우즈베키스탄 전체 득점의 30%인 4골을 넣었다. 한국을 4대 1로 격파했던 AFC U-23 챔피언십 4강전에서 전반 33분 선제골을 넣었던 공격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