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와 함께 댓글조작을 벌였다고 결론냈다.
특검팀은 2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향후 재판과정에서 드루킹과 김경수 지사 혐의를 입증할 것을 밝혔다. 특검팀은 6월 27일부터 이달 25일까지 60일간 수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김 지사와 드루킹 등 12명을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이날 드루킹 일당 댓글 조작 횟수가 무려 1억 회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 중 8840만 회를 김경수 지사와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드루킹 등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9명은 2016년 12월 4일부터 올해 2월 1일까지 매크로프로그램 ‘킹크랩’으로 총 9971만1788번의 공감·비공감 클릭 신호를 보내 포털 댓글 순위 산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 주장에 따르면 드루킹은 2016년 여름 당시 정당 선거관계자로부터 “2007년 대선 때 댓글 조작기계를 운영해 효과를 봤고 내년(2017년) 대선에도 사용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또 이를 김경수 지사에게 설명한 뒤 프로토 타입을 제작해 보여주고 허락을 받았다고도 했다.
특검팀은 드루킹이 제출한 USB(이동식 저장장치), 경공모 회원들의 진술 내용과 함께 디지털 포렌식(손상 파일 복구) 등 수사를 거쳐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 일당과 댓글 여론조작을 공모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특히 경공모 회원의 노트북 등을 분석한 결과 시연회가 이뤄진 시간대에 댓글 조작이 이뤄진 사실을 확인한 게 주요했다. 실제로 킹크랩 시연회가 이뤄졌고, 김 지사가 이를 확인했다는 취지다.
특검팀 관계자는 “드루킹 지시를 받아 경공모 일원이 킹크랩 개발을 시작했고, 11월 프로토 타입을 구성한 뒤 같은 해 12월부터 실제 댓글 순위 조작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압수된 노트북 비밀번호를 해독해 킹크랩 시연 당시 소스코드 파일을 확보했다”며 “시연 시간대 네이버 뉴스 공감 클릭 로그 기록 1700만여 건을 분석해 킹크랩 시연이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특검팀은 그가 2016년 6월 30일 드루킹을 소개 받았고, 같은 해 11월 9일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를 방문해 킹크랩 시연을 참관한 뒤 운영을 허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11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그 사이 시그널이나 텔레그램 등 메신저를 통해 댓글 조작 내용, 정치관련 정보를 주고 받으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게 특검 수사 내용이다. 다만, 시연회 후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100만원을 건넸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김경수 지사 측은 “킹크랩 시연회를 본 적 없으며 킹크랩 존재도 몰랐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