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투맨 안돼” 허재 감독, NBA 조던 클락슨 공략법

입력 2018-08-27 15:22
필리핀 농구대표팀 가드 조던 클락슨(왼쪽)이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바스켓홀에서 한국과 가진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놓친 공을 쫓고 있다. 자카르타=윤성호 기자

허재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 감독은 미국 프로농구 NBA 가드 조던 클락슨(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을 앞세운 난적 필리핀을 잡은 요인으로 선수들의 집중력과 맞춤형 전략을 꼽았다.

허 감독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바스켓홀에서 필리핀을 91대 82로 격파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8강전을 마친 뒤 “어려운 분위기에서 경기했다. 필리핀의 전력이 좋아져 어렵게 경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역시 힘든 경기였다”며 “3쿼터 초반에 점수가 다소 벌어졌지만 우리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필리핀은 클락슨을 앞세워 한국을 공략했다. 클락슨은 3쿼터에서 15점을 몰아쳐 NBA 가드다운 위력을 뽐냈다. 35분27초를 뛰면서 3점슛 4개를 포함한 25득점에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필리핀의 공격을 이끌었다. 필리핀은 2쿼터에서 공세를 높여 44-42로 승부를 뒤집었고 3쿼터까지 65-64로 주도권을 잡았다.

허 감독도 클락슨을 대비할 수밖에 없었다. 허 감독은 “맨투맨으로는 체력적으로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며 “드롭존 등 여러 형태로 (수비에) 변형을 줘 (클락슨을) 저지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면승부보다 다양한 수비 전략으로 클락슨을 대비했다는 얘기다.

한국의 뒤집기 쇼는 4쿼터부터 시작됐다. 전준범(상무) 허일영(고양 오리온) 김선형(서울 SK)이 외곽에서 3점슛을 꽂는 동안 미국에서 귀화한 한국의 센터 라건아(본명 리카르도 라틀리프·울산 현대모비스)는 골밑을 장악했다. 라건아는 양국을 통틀어 가장 많은 30득점을 쌓았다. 리바운드는 14개.

한국은 일본과 이란의 8강전 승자와 오는 30일 같은 장소에서 준결승전을 갖는다. 한국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 종목의 타이틀 홀더다. 이란은 한국의 우승 길을 저지할 대항마로 평가된다. 신장 218㎝의 거구 하메드 하다디가 이란 골밑을 지키고 있다.

허 감독은 준결승에서 만날 상대로 이란을 지목했다. 일본과 이란의 8강전은 한국의 준결승 진출이 확정된 뒤 곧바로 같은 장소에서 시작됐다. 이란은 1쿼터를 25-14로 앞선 채 끝냈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