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는 아부다비와 두바이가 주축이 된 7개 부족국가의 연합체이다. 아부다비는 풍부한 석유자원을 바탕으로 막대한 금융자본을 축적한 부국이며 UAE에서 가장 영토가 크고 자국 국민들이 많이 사는 중심 토후국이다.
현재 병환 중인 쉐이크칼리파를 대신하여 H. H. Sheikh Mohammed bin Zayed Al Nahyan왕세제가 나라를 실질적으로 통치한다.
H. H.는 His Highness라는 의미로 왕족에게 붙이는 존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중동에서 왕족을 만나면 영어로 “Your Highness”라고 존칭해서 부르게 되는데, 그 뜻인 즉 우리 말로 “전하”라는 의미이다.
평범한 사람들 중에 존경 받는 위치에 오른 이들에겐 H. E.를 붙인다. His Exellency란 뜻이다. 우리 말로 ‘각하’ 정도가 되겠다. Bin Zayed는 Zayed 왕의 아들이라는 의미이고 Sheikh Zayed는 UAE를 독립시킨, 아직도 UAE 국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국부이다. Al Nahyan은 왕족 집안 가족의 성이다.
두바이 통치자의 성함은 H. H. Sheikh 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 이다. 다시 설명을 하면 막툼 가의 라시드 선왕의 아들 모하메드 전하이다.
아부다비와 달리 두바이엔 석유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주변국들의 오일 머니가 역내 지역의 외부로 나가는 것을 답답하게 생각하고 이를 두바이로 끌어들이고자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한동안 사회 간접자본 투자와 금융, 부동산 개발을 추진한 결과 두바이는 이제 중동에서 가장 화려하고 현대화된 도시로 거듭나게 됐다.
아부다비와 두바이는 자동차로 약 1시간 30분 거리이며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로 두 도시가 연결되어 있다. 두 도시의 관계는 미국의 워싱톤 D.C.와 뉴욕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이해하면 쉽다.
두 도시가 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도시이나 상대적으로 아부다비가 전반적으로 소박한 인상을 주며 녹지가 더 많고 높은 빌딩들의 수가 더 적다. 물론 아부다비가 나라의 수도이고 정치, 외교의 중심이다.
UAE의 현재 고민은 석유가 고갈된 미래에도 중동의 중심 국가로 잘 살아 남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와 원전 건설 계약을 해서 미래의 에너지를 위한 원자력발전소를 짓고 있으며 미래를 대비하여 국민들이 걱정이 없도록 이런 종류의 꼭 필요한 사회간접자본들을 계속 확충하고 있다. 이를테면 대규모의 해수 담수화 시설을 만들어서 사막에서도 물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두바이는 이미 중동의 금융 중심지이며 관광 자원도 많다. 특히 최근에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테마공원들이 많이 생겼다. 그리고 이들의 다음 세대를 위한 전략은 교육, 문화 그리고 보건의료의 확충이다. 도시의 기본 골격은 완성되었다고 보고 향후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교육, 문화, 보건의료의 완비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2020년 두바이에선 Expo가 열리게 된다. 이 시기까지 전력으로 사회 간접자본과 인프라 확충에 나서겠지만, 이 행사가 끝난 후에는 소프트파워에 본격적으로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
두바이는 이미 스마트화한 도시로 한번 더 거듭 날 것임을 온 세상에 천명한 상황이다. 향후에 IT와 보건의료를 접목한 신기술의 각축장이 될 공산이 크다고 본다.
두바이는 지역적 특성 상 무엇을 하건 일단 했다 하면 세계 최고이자 최초가 되기를 원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버즈칼리파도 그런 생각에서 탄생하였다.
보건의료 시장도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고의 기술, 남들이 아직 안 하고 있거나 못하고 있는 선진 기술을 가지고 들어가면 승산이 있으리라 본다.
특히 치과나 성형 외과의 미용 시술이나 줄기세포 치료, 유전자를 이용한 진단, 내시경을 이용한 외과적 수술이나 로봇재활치료 등 우리나라의 매력적인 의료 기술은 여기에서 먹힐 가능성이 높다.
대학병원들은 교육적인 차원에서 UAE의 의과대학들과 협력을 하고 동시에 연구 지원을 하면서 지속적인 인적 교류를 하면, 가까운 미래에 이 지역에서 큰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 인적 교류는 한국 의료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앞서서 중동 지역에 심어주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다가오는 올 가을 UAE 왕세제의 답방에서 양국 간에 획기적으로 보건의료 교류에 대한 물꼬가 터지기를 기대한다. 한국의 의사들도 이런 기회에 국제화의 시동을 걸어야 한다. 상호 간의 호혜적 차원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자국의 의사면허를 주는 나라는 흔하지 않다. 아주 좋은 기회이다.
기선완 교수는
1981년 연세의대 입학하여 격동의 80년대를 대학에서 보내고 1987년 연세의대를 졸업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인턴과 레지턴트를 마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이후 건양대학병원 신설 초기부터 10년 간 근무한 후 인천성모병원을 거쳐 가톨릭관동대학 국제성모병원 개원에 크게 기여했다. 지역사회 정신보건과 중독정신의학이 그의 전공 분야이다. 최근 특이하게 2년 간 아랍에미레이트에서 한국 의료의 해외 진출을 위해 애쓰다가 귀국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