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김현수” 그가 살아야 한국 야구 산다

입력 2018-08-27 14:48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주장 김현수(30)가 고개를 숙였다. KBO리그에서 타격 기계로 불리던 그였기에 그의 부진은 너무나 뼈아팠다.

김현수의 아픔은 수비에서 먼저 나왔다. 1회초 2사 후 장젠밍이 좌중간에 안타를 날렸다. 좌익수 김현수가 바운드 박자를 못 맞춰 가랑이 사이로 흘린 사이 장젠밍은 3루로 내달렸다. 타구는 실책이 아닌 3루타로 기록됐다.곧이어 린자위가 볼 카운트 0볼 2스트라이크에서 가운데에 몰린 양현종의 속구를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선제 투런 홈런을 날렸다. 이게 결승점이 됐다.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 전 “큰 경기에선 실수로 승부가 갈릴 수 있다”고 강조했던 그였다.

공격에서의 김현수는 존재감이 없었다. 아니 공격의 흐름을 끊어 놓았다. 공식 기록은 4타수 무안타. 좌익수 플라이, 1루 땅볼, 중견수 플라이, 투수 앞 땅볼이다. 1회말 1사 3루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3회말 1사1루에서도 1루수 앞 땅볼로 허무하게 물러나며 공격 흐름을 이어주지 못했다.5회말 2사3루에선 중견수 뜬공으로 동점 기회를 무산시켰다.8회말 1사1루에는 투수 앞 땅볼로 2루로 뛰던 안치홍이 잡혔다.

김현수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타율 5할5푼6리(18타수 10안타) 5타점,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타율 4할2푼1리(19타수 8안타) 4타점을 기록하는 등 국제대회마다 늘 제 몫을 해온 선수이기에 팬들의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1패에 불과하다. 아직 인도네시아와 홍콩전을 비롯해 슈퍼라운드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과 일본이 있다. 5경기가 남아 있다. 전 승이 필요하다. 병역 회피 논란 등 각종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대표팀에서 캡틴 김현수가 부활해야 한국 야구가 살아날 수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