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북극항로를 통과하는 컨테이너 선박이 부산항을 출항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사(Maersk)의 내빙 선박 ‘벤타 머스크호’(3600TEU급·사진)가 27일 부산항 신항 한진터미널에서 출항했다고 밝혔다.
6m짜리 컨테이너 3600개를 실을 수 있는 벤타 머스크호는 북극해와 독일 브레메르하벤항을 거쳐 러시아 상트페르크부르크항으로 기항할 예정이다.
북극항로는 러시아와 미국 알래스카 사이의 베링해협에서 러시아 북쪽의 북극해를 지나 노르웨이까지 가는 바닷길로, 아시아~유럽 교역로인 수에즈운하를 대체할 항로로 주목받고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선박의 북극항로 통행량이 늘고 있지만 ‘벤타 머스크’ 같은 중형급 컨테이너선의 항해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극항로는 아시아와 유럽 사이의 운항 기간을 1, 2주 단축할 수 있지만, 유빙을 헤치고 나갈 수 있는 내빙선을 띄워야 해 비용이 많이 들고 다닐 수 있는 선박의 규모도 수에즈운하보다 작다.
항만업계는 현재 북극 지역은 얼음이 녹는 4개월(7~10월)만 선박 운항이 가능하지만 얼음이 완전히 녹을 것으로 예상되는 2030년에 아시아~유럽 간 수송이 연중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PA 관계자는 “이번 항해는 정기 컨테이너 선박의 북극항로 투입 가능성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북극항로 이용이 활성화되면 항로의 기·종점에 있는 부산항은 선용품과 연료공급 등에서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