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진 따라 ‘쇼’했다는 강용석 비난에 청와대의 반응은?

입력 2018-08-27 07:23
청와대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대통령이 여성 비서관들과 찍은 사진을 두고 강용석 변호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모방했다고 주장하자 청와대가 ‘일방적 주장’이라며 “청와대가 먼저였다”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26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 여성비서관 사진 팩트 체크’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물에는 “지난 22일 ‘대통령과의 점심식사’라는 사진이 공개된 후 자연스러운 분위기에 공감해주신 분들께 감사한다”며 “다만 일부 언론이 페이스북 이용자 글을 토대로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 구도를 베낀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또 트위터에 올린 사진의 시간을 체크해 이미지로 올렸다. 이에 따르면 청와대는 22일 오후 1시50분쯤 촬영해 오후 4시26분에 게시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오전 4시41분에 촬영해 이날 오전 9시40분 올라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이 더 늦게 공개됐기 때문에 이를 표절하기란 어렵다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최근 여성문제와 관련해 격의 없는 토론과 제안이 이어진 자리가 있었다고 투명하게 공개했을 뿐”이라며 “과거 보기 어려운 사진이라고 해 다른 사진을 베꼈다거나 연출된 것이라고 단정하기보다 우리 정부를 조금 더 믿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앞서 25일 강용석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사진을 공유한 뒤 “쇼를 하다하다 레퍼토리 떨어지니 이제 이런 것까지 카피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족과 찍은 사진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또 “설정 사진 찍으러 모인 여직원들 이상도 이하도 아닌데 체격이나 키까지 트럼프 사진과 비슷하게 맞췄다”며 “사진만 베끼지 말고 사진이 나온 맥락과 철학을 모방한다면 얼마나 좋겠나. 탁현민은 벼 이삭 패기 전에 관둬야 할 듯”이라고 비난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당대표 후보도 강 변호사의 글을 공유하며 “강 변호사가 역시 예리하다. 나도 이 사진들을 각각 본적이 있는데 이렇게는 못 엮어냈었다”며 호응했다.

모방 논란이 불거지자 오찬 행사에 참석했던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트럼프 대통령의 저 사진을 알지 못한 게 잘못인가. 찾아내신 분들이 더 대단하신 것 같다”며 “연출은 없었다. 밥 먹는 자리에 무슨 연출이 오겠냐”고 반박했다.

강 변호사도 지지않고 정 센터장의 발언을 담은 기사를 공유한 뒤 “내 지적이 아프긴 아팠나보다”며 “저희가 한번 제대로 준비해 문재인쇼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드리겠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라고 저격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