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시구자로 오른 한 수녀의 수준급 야구 실력이 화제다.
미국 전역의 야구팬들을 열광하게 한 주인공은 마리아 가톨릭 고등학교 소속의 마리 수녀다. 그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 홈구장인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경기에 앞서 시구자로 등장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대결을 보기 위해 모인 관중들은 마리 수녀의 등장에 시선을 집중했다. 마리 수녀는 백발의 머리였고 수녀들이 두르는 ‘코이프’를 걸친 모습이었다.
시구에 앞서 마리 수녀는 팔꿈치 안쪽으로 공을 굴려 튀기는 장기를 선보였다. 선수 못지않은 능수능란함에 관중들은 열광했다. 마리 수녀는 여유로운 미소를 보이며 시구 준비 자세를 갖췄다.
완벽한 와인드업 후 마리 수녀가 던진 공은 스트라이크 존 정 가운데로 꽂혔다. 심지어 일반인들은 구사하기 힘든 커브볼을 던져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포수석에서 마리 수녀의 공을 받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투수 루카스 지올리토는 “야구의 순서와 방법을 다 알고 어떻게 던질지 까지 상세히 계획을 세운 것 같았다”며 “마리 수녀의 움직임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완벽했다”고 극찬했다.
릭 레테리아 시카고 화이트삭스 감독도 “마리 수녀가 연습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며 “직접 물어봤더니 예전에 소프트볼 선수였다는 사실을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3대 1로 패했으나 마리 수녀의 시구 장면은 유명세를 타 MLB 공식 유튜브에 올랐다. 현지 언론 역시 영상을 공유하며 야구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전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