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를 하다하다…” 강용석이 ‘트럼프 설정샷’이라고 비판한 文대통령 사진

입력 2018-08-26 14:18
강용석 변호사 페이스북, 청와대 페이스북

강용석 변호사가 청와대가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저격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따라한 ‘설정 사진’이라고 비판했다.

강 변호사는 25일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각각 등장하는 사진 두 장과 함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중 하나는 지난 22일 청와대가 “문 대통령은 오늘 여성비서관들과 점심을 함께하고 여성 관련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며 올린 사진이다.

청와대 페이스북 캡처

사진 속 문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맞아 발간된 영문 연설집에 서명하고 있으며, 다섯명의 여성비서관들이 주위를 빙 둘러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총 6명의 청와대 여성비서관 중 사정상 불참한 유송화 제2부속비서관을 제외한 신미숙 균형인사비서관, 김혜애 기후환경비서관, 엄규숙 여성가족비서관, 정혜승 디지털소통센터장, 신지연 해외언론비서관 등 5명으로 보인다.

강 변호사는 이 사진에 대해 “쇼를 하다하다 레퍼토리가 떨어지니 이제 이런 것까지 카피를 (하느냐)”며 트럼프 대통령이 나온 또 다른 사진을 제시했다.

강용석 변호사 페이스북

이 사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언가에 서명하는 모습이 담겼다. 문 대통령의 사진처럼 그 주위에는 네명의 여성이 선 채 이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다.

강 변호사는 청와대와 문 대통령이 트럼프의 이 사진을 흉내 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에서 한국 예능을 베꼈니 뭐니 할 게 아니다”며 “저작권 논란 방지를 위해 방송계에선 포맷 수입을 하는데 청와대는 백악관에서 포맷을 수입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강용석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이어 “더 기가 막힌 건 트럼프와 함께 있는 여성들은 2002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전사한 존 채프먼 미 공군 상사의 어머니, 부인 그리고 두 딸”이라며 “트럼프는 존 채프먼의 옛날 사진에 사인을 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니 여성들이 감회에 젖어 사인하는 장면을 바라보는 게 당연하다”며 “조국과 대통령이 전사한 아들, 남편, 아버지를 16년 후에도 기억해 백악관에서 기념식을 하기 바로 전에 사인을 해주는 것”이라고 썼다.

강 변호사는 사진에 대한 설명을 마친 후 문 대통령의 사진을 지적했다. 그는 “문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여성들은 뭐냐”며 “설정 사진 찍으러 모인 여직원들 이상도 이하도 아닌데 체격이나 키까지 트럼프 사진과 비슷하게 맞췄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진만 베끼지 말고 저런 사진이 나오게 된 맥락과 철학을 모방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얼마 전 산화한 마린온의 유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저런 사진을 연출했다면 비록 연출이라 하더라도 저부터 앞장서서 박수쳤을 일”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당대표 후보 페이스북 캡처

이같은 강 변호사의 비판에 이준석 바른미래당 당대표 후보도 힘을 더했다. 이 후보는 같은 날 강 변호사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강 변호사가 역시 예리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나도 이 사진들을 각각 본적 있는데 이렇게는 못 엮어냈었다”고 덧붙였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