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어치 넣고 “기름게이지가 안 올라간다”…주유원 차로 밀고 도주

입력 2018-08-26 14:12 수정 2018-08-28 17:16
기사와 관련 없는 주유소 사진. 뉴시스

1만원어치 기름을 주유하고 기름게이지가 안 올라가자 욕을 하고, 가로막는 주유원을 차로 밀어 붙이고 도망간 ‘손님’이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 22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주유원을 차로 밀어붙이네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네티즌은 차에 치인 주유원 A씨와 25년째 ‘호형호제’하는 동생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A씨는 인천에 위치한 주유소에서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A씨를 차로 밀치고 도망간 B씨는 A씨의 주유소에서 모바일 쿠폰을 이용해 1만원어치 기름을 넣곤 했다.

22일 오전 8시20분쯤 B씨는 평소처럼 모바일 쿠폰을 이용해 1만원어치 기름을 넣었다. 그런데 이날은 평소와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B씨는 기름게이지가 올라가지 않는다고 A씨를 사기꾼으로 몰아붙였다.

B씨는 A씨를 향해 모욕적인 언사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경찰에 신고한 뒤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말하며 B씨의 차량을 막았다.

그러자 B씨는 조금 당황한 듯 A씨를 차로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A씨는 겁이나 옆으로 피했고 B씨는 이틈을 타 도주했다. 뒤늦게 도착한 경찰은 사건 조사를 마친 뒤 ‘특수폭행’ 혐의로 형사고발이 가능할 수도 있다며 B씨에게 연락을 했다.

B씨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돌아와 A씨에게 “게이지가 늦게 올라갔다”며 “화내서 미안하다. 앞으로는 이 주유소에서만 기름을 넣겠다”고 사과한 뒤 돌아갔다고 한다. 차로 민 행위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글쓴이에 따르면 A씨는 다행히 큰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흥분이 가시지 않아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는 상태였다고 한다. A씨는 글쓴이에게 “돈은 필요없다”며 대신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건은 글쓴이가 올린 글 내용 그대로다”고 밝혔다. 다만 “사건이 접수돼 정식 수사에 들어가 봐야 알겠지만 A씨와 당시 영상을 같이 본 결과 크게 위협적인 상황은 아니었다”며 “A씨가 B씨의 사과를 받는 선에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법대로 처리합시다” “주유소 알바해보면 이런 일이 가끔 있습니다…” “보고 있는 제가 더 화가 납니다”는 댓글을 달았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