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발견된 아마존 원주민이 고립을 택한 이유 (영상)

입력 2018-08-26 12:00
(사진=브라질의 국립원주민재단 푸나이(Funai) 공식 유튜브 계정)

브라질 아마존 유역에서 살고 있는 16명의 원주민들의 모습이 드론에 포착됐다. 이들은 정글지대와 숲을 개간한 경작지에서 살고 있었다.

브라질의 국립원주민재단 푸나이(Funai)는 21일 외부 세계와 접촉 없이 고립된 생활을 한 아마존 부족이 드론에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 재단은 지난해에 오지의 원주민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드론 촬영을 시작했고, 연구조사 결과를 보호하기 위해 이제야 발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에 공개된 영상에는 페루 국경 근처의 밀림에서 여러 사람이 걸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중 한 명은 창을 들고 있었고, 다른 4~5명은 나뭇가지로 만든 구조물 옆에 서 있었다. 이들은 드론이 머리 위로 날아다닌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1910년 설립된 푸나이는 브라질 아마존에 사는 원주민 부족의 생활을 보호하고 있다. 이들의 터전은 식민지화, 외부 질병, 벌목, 광산 개발 등에 의해 황폐화되었다. 비정부기구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은 푸나이가 “사회와 접촉이 거의 혹은 전혀 없는 원주민들을 보호하는 데 전념하는 세계 유일의 정부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푸나이는 최근 아마존에 사는 부족을 조사하기 위해 보트, 트럭, 오토바이를 타고 180㎞ 이상 이동한 뒤 정글로 들어가기 위해 120㎞ 이상을 걸어갔다. 이들이 조사한 자바리 강 유역에는 외부와 접촉하는 8개의 부족, 고립돼 살고 있는 11개의 부족이 거주하고 있다. 푸나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고립된 원주민이 사는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푸나이는 2011년 아마존강 밀림 속에서 살고 있는 한 남성의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브라질의 북서쪽 부족의 마지막 생존자로 알려진 이 남성은 22년간 밀림 속에서 살아온 사람이었다. 푸나이를 비롯한 다양한 단체들은 수년간 이 남성을 보호하기 위해 간혹 보급품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태어날 때부터 살아온 아마존을 떠나지 않겠다며 외부와의 접촉을 거부했다. 남성의 이 같은 결정은 그의 부족이 벌목꾼들에 의해 살해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 부족이 살던 곳은 귀중한 천연자원이 있어 합법적인 보호를 받는 공간이었다.

푸나이 회장 월리스 바스토스는 “이런 사진들은 지역 사회와 정부에게 원주민 부족들을 보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우쳐 줄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를 이끌었던 브루노 페레이라 연구관은 “오지의 원시 부족에 대한 촬영과 조사는 연구자들에게 그들의 문화를 연구할 소중한 자료를 제공해준다”고 밝혔다.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전 세계 100개 이상의 원시 부족은 고립되어 살아가고 있다. 과거 정부는 위력을 이용해 이들과 접촉하고, 통합을 강요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전문가들은 부족들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은 “부족에게 발전을 강요하는 건 옳지 않다”며 “아무리 부유한 나라라고 해도, 새로운 질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족들이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말하듯, 우리 역시 건강 관리를 받는다 해도, 기술이 발전했다고 해도, 처음 보는 병을 고칠 수 없고 질병 전파를 막을 수 없다”며 부족에게 새로운 삶을 설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 오지의 원시부족들은 외부에 대도시들과 농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대개는 외부 세계와의 좋지 않은 경험 때문에 스스로 고립생활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외부인들과의 접촉은 폭력이나 학살로 끝나거나 전염병으로 몰살을 가져오기도 했다. 지난해만 해도 불법 광산 채굴자들이 한 오지 부족 마을로 들어가 10여명을 살해했다.

(사진=브라질의 국립원주민재단 푸나이(Funai) 공식 유튜브 계정) '푸나이'가 2017년 드론을 이용해 촬영한 아마존강 오지의 원시부족의 막사 '말로카'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