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는 25일 당대표 수락 연설을 통해 “국민들을 위한 최고 수준의 협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야당과도 진솔한 자세로 꾸준하게 대화하겠다”면서 “주제와 형식에 상관없이 5당 대표 회담을 조속히 개최하면 좋겠다”는 제안도 했다.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약점으로 지적돼 온 ‘협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협치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밝혔다. 일단은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다시 한 번 제안한 ‘여야정 상설협의체’ 문제가 거론됐다. 이 대표는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 8월 입법과 예산 문제를 뒷받침하자는 정치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조속히 이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가 언급한 바 있는 ‘협치 내각’도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여러 가지 인적인 상호간 배치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사자, 청와대, 당이 협의해서 함께 논의해야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당청 관계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이 대표는 “기본적으로 당정청이 원활하게 함께 해 나갈 때 좋은 성과를 냈다”며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당대표,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책실장 등이 정기적으로 만나 사안별로 논의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또 “당정 협의 내용이 당에서 잘 관리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며 “당정 협의에 대한 관리 체계를 만들어 당정 협의를 정례화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남북 관계에 대해서도 ‘역사적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북한과) 당의 성격이 달라 정당 차원의 교류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동안 대화한 사람들이 고위직에 많이 남아 있다”며 “정상회담 이후에 가능한 여야 합동 방문단을 만들어 북측 관계자들과 만나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해서는 “일부 언론과 야당이 (고용 부진이) 단순히 소득주도성장 모델 때문이거나 최저임금 때문이라고 몰고 가고 있다”며 “고용이 안 되는 원인을 여러 각도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도 부분적인 요소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확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서는 “정당법만 바꿔도 개편을 할 수는 있지만 (논의 수준이) 협소해 질 우려가 크다”면서 “가능한 개헌과 연계해 논의해야 한다. 야당과 꾸준히 대화해 조금이라도 (선거제 개편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판 신재희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