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5년 플랜’ 박주민, ‘문 대통령과 함께’ 박광온, ‘할 말은 해야겠다’ 설훈 최고위원 당선자들

입력 2018-08-25 19:54 수정 2018-08-25 21:03
더불어민주당 신임 최고위원에 박주민 박광온 설훈 김해영 남인순 후보(득표순)가 선출됐다.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서 박주민 후보는 21.28%, 박광온 후보는 16.67%, 설훈 후보는 16.28%, 김해영 후보는 12.28%를 득표해 당선됐다. 박정 후보가 9.30%를 득표해 순위로는 5위를 기록했지만, 8.42%를 득표한 남인순 후보가 여성 최고위원 할당제로 당선됐다.

당초 1강(박주민) 1중(박광온) 구도라는 분석이 우세하던 가운데, 나머지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최고위원 5자리 가운데 2자리를 초선 의원(박주민, 김해영)이 차지하게 됐다.

다음은 신임 최고위원들의 25일 주요 연설 메시지와 프로필.

◆박주민

박주민(45) 최고위원은 투표에 앞서 이러진 정견발표를 통해 ‘민주당 5년 플랜’을 제시했다. 박 최고위원은 “1단계로 장기간 싸움 준비, 2단계로 21대 총선 승리, 3단계로 개협입법을 다수 통과해야 한다”며 “당은 바꾸고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이끌겠다”고 호소했다.

‘세월호 변호사’로 알려진 박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인 2016년 1월 영입했다. 그해 4월 총선에서 서울 은평갑 지역에 전략공천에 확정돼 당선됐다.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까지 박 최고위원은 공익 변호사로 이름을 날렸다. 평택 미군기지 이전 부지 주민에 대한 법률지원, 한미FTA 반대 상경 농민 저지에 대한 국가배상청구소송, 밀양 송전탑 반대 활동 법률지원, 국정원 대선개입 관련 국정원 직원과 경찰 등 고발 등 사회적으로 굵직한 사건들의 변론을 맡아왔다.

박 최고위원은 ‘박주발의’ ‘거지갑(甲)’이라는 대표적인 별명을 갖고 있다. 박주발의는 그의 법안 발의 실적을 두고 붙은 별명이다. 그는 상가건물 임대차 보호법 개정안, 징벌적 배상에 관한 개정안,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안, 병역법 개정안 등 ‘약자’를 대변하는 법률들을 발의해왔다. 그는 초선 의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최고위원 자리에 올랐다.

◆박광온
재선의 박광온(61)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된다. 박 최고위원은 정견 발표를 통해 “요즘 지지율 변화를 두고 말이 많지만 걱정하지 말자”며 “당원 모두 거대한 강물이 돼 문 대통령과 함께 도도하게 흐르자”고 호소했다.

박 최고위원은 2012년 민주당 선대위 홍보본부장을 맡고, 연말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선대위 대변인을 맡으며 정계에 본격 입문했다. 2013~2014년은 민주당 홍보위원장을, 이후엔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그에 앞서 MBC에 1974년 입사해 사회부, 외신부, 정치부에서 근무했다. 2008년 9월부터 6개월여 간 보도국장을 지냈다.

2014년 7·30 재보선에 출마해 김진표 의원의 지역구이던 서울 수원정에 당선됐다. 2015년 6월부터 6개월 간 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지냈으며, 2017년 대선에서도 문 후보를 도왔다. 박 의원은 경기도당위원장을 맡아 지난 지방선거에서 개혁 공천 등을 통해 민주당이 경기도에서 압승하는 데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최고위원은 권리당원 전원투표제 도입, 대의원 발안권 신설 및 당 예산 및 결산·핵심사업 승인권한 부여 등 당 혁신을 위한 공약들을 제안했다.

◆설훈
4선의 설훈(65) 최고위원은 이번에 출마한 최고위원 중에서 최고 선수이자 최고 연령이다. 설 최고위원은 정견 발표에서 “내가 떨어져도 할 말은 해야겠다”며 “한반도의 운명을 위해 민중운동을 제안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문제를 위해) 우리가 나서야 한다. 문 대통령 혼자한테 맡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초재선 의원들의 도전이 두드려졌던 이번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서 4선 중진인 설 최고위원이 중량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설 최고위원은 민주화추진협의회 상임운영위원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민주당 부대변인,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으로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직계 정치 세력인 ‘동교동계’의 막내이자 영원한 김 전 대통령 ‘비서’로 불리기도 한다. 1988년 평화민주당 소속으로 13대에 처음 당선된 뒤, 15~16대, 19~20대 총선에 당선됐다. 19대 국회에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재선 의원이던 2004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논란에 반대, 삭발과 단식 농성을 했다.

◆김해영
김해영(41) 최고위원은 원외지역위원장의 설움을 얘기하며 한 편의 뮤지컬 같은 연설을 선보였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험지에서 원외위원장으로 설움을 받았다. 지역 행사에서 소개도 안해줘 손을 들고 뛰어 올라가기도 했다”고 일화를 소개하며 연단을 내려왔다가 뛰어 올라가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로써 김 최고위원은 최연소 민주당 의원에 이어 최연소 최고위원 타이틀까지 갖게 됐다.

김 최고위원은 부산에서 변호사 활동과 다양한 사회활동을 해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은 사법연수원 시절, 문 대통령이 대표 변호사로 근무했던 로펌인 범무법인 ‘부산’에 시보로 파견됐을 때였다. 문 대통령이 부산 사상구 국회의원으로 출마했을 때 민주통합당 부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 법률지원 부단장을 맡았고, 이어 부산 연제구 지역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지역 정치에 나섰다. 당내에선 전국청년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을 맡았다. 이후 20대 총선에서 부산 연제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남인순
시민사회 출신인 남인순(60) 최고위원은 개혁과 혁신을 화두로 연설을 진행했다. 남 최고위원은 “시민사회에서 쌓은 실력과 국회에서 검증된 리더십으로 당 혁신에 앞장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진보적 가치를 위한 개혁의 대표자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여성할당제로 유승희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재선의 남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여성 인권운동가이자 페미니스트로 꼽힌다. 인천 일하는여성의나눔의집 간사로 시작해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재단 등에서 시민 운동을 전개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선출된 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서울 송파병에 출마해 김을동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20대 국회 전반기엔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문재인 후보 대선캠프 여성 본부장으로 활동했다.

김판 신재희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