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공인구, 흙… 환경적응 나선 AG 야구 대표팀

입력 2018-08-25 19:46 수정 2018-08-25 19:49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5일 오후(한국시간) 대만과의 조별리그 예선 1차전이 열릴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 경기장에서 적응훈련을 진행했다. 선수들은 몸 풀기를 시작으로 수비와 타격 훈련을 차례로 실시했다. 호수비나 큰 타구가 나오면 코치들이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직접 아시안게임 경기를 뛸 구장을 체험하면서, 선수와 코치들은 일단 수비에 초점을 맞췄다. 코치들은 펜스의 두께와 타구에 대한 반발력 등을 시험했고, 외야 잔디에 공을 떨어뜨려 잔디 상태가 억센지 아닌지를 가늠해 보기도 했다. 내야 수비를 하는 선수들은 흙의 상태를 기억하려 애썼다. 펑고를 받아 타구를 처리한 뒤에도 다시 한번 땅을 살펴보고, 발로 굴러 보기도 했다.

양의지는 훈련 직후 야구장의 특색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잔디가 푹신하다”며 “타구 속도, 바운드 맞추는 것을 신경써야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 입성한 직후인 지난 24일 훈련 시 체험했던 라와망운 경기장 만큼의 이질적인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유지현 코치는 “(라와망운 경기장의 경우) 잔디가 억세서 타구의 내용이 달라지더라”며 “다만 오늘 훈련한 곳은 인천 문학구장과 비슷한, 국내 구장과 큰 차이가 없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훈련 뒤 취재진 앞에 선 정우람은 “생각보다 공이 가벼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때마다 투수들은 공인구 적응에 애를 먹었었다. 정우람은 “제구에 집중하겠다. 좋은 컨디션으로 공을 던지겠다”고 했다. 마운드 상태에 대해서는 “한국보다 물렁물렁하다”면서도 “그래도 괜찮다”고 말했다.

금메달이 당연시되는 아시안게임 야구지만 쉬운 상대란 없다는 것이 야구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26일 만나는 대만은 고비마다 한국을 괴롭혀온 껄끄러운 팀이기도 하다. 장타력이 좋은 ‘해외 유턴파’들도 타선에 포진해 있다. 정우람은 “공격적이고 힘이 좋은 타자들이 있기 때문에 제구가 제일 중요하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양의지는 투수들의 공인구 문제에 대해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라며 “내가 잘 던지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관건은 빠른 환경 적응, 그리고 선취점이다. 양의지는 “선취점을 안 주도록 수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포수 뒤편 파울존이 넓은 데 대해서도 “일단 공이 빠지지 않게 하고, 최선을 다해 끝까지 수비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전력분석을 담당, 현장을 지켜본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대만전에 대해 “첫 경기인 만큼 초반 분위기가 중요하다. 선취점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카르타=글·사진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