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기도 시간엔 야구 못 한다?” 황당한 로컬룰

입력 2018-08-25 18:04 수정 2018-08-25 18:06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사령탑 선동열 감독이 26일 예정된 대만과의 첫 경기에 투입될 선발 투수 발표를 미뤘다.

당초 이날 발표하기로 했지만, 대회 규칙을 들어 미리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아시안게임이 아마추어 대회인 만큼 규칙상 굳이 선발을 공개할 필요가 없다. 경기 당일 오더를 교환하는 시작 90분 전에 좌완 또는 우완인지 여부만 알려주면 된다. 이것 역시 확인해올 경우에 한해서다.

선 감독은 25일 감독자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들 누군지 예상하겠지만, (가능성은)반반 아니겠어요?”라고 말했다. 양현종이 당연시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음을 내비친 대목이다. 잠수함 투수 박종훈(SK),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는 최원태(넥센)도 살아 있다는 의미다. 연막 작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선 감독은 우리 리그와 다른 규칙도 전해줬다. KBO리그의 경우 홈에서만 충돌방지법이 있는데 2루에서도 적용된다고 소개했다. 비디오 판독도 없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대목은 인도네시아에선 기도 시간 때문에 새벽 5시, 오후 1시, 3시, 6시, 7시 정시에 경기가 중단된다는 독특한 규정을 전했다. 강제 규정이다. 인도네시아에 이슬람교 신자들이 많아 적용되는 로컬 룰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약 2억6000여 만명)의 87% 이상이 이슬람교를 믿는다고 한다.

한국팀의 경우 첫 경기인 대만전부터 경기 중단에 직면하게 된다. 첫 경기인 대만전이 오후 6시30분(현지시간)에 시작되기 때문에 오후 7시 기도시간과 겹친다. 같은 시간에 시작되는 27일 인도네시아 전도 마찬가지다. 28일 낮 12시 시작되는 홍콩전은 오후 1시와 오후 3시 두 번 겹칠 가능성이 높다.

기도 시간은 보통 5~10분 정도 걸려 긴 시간은 아니다. 경기 중단으로 특히 투수의 경우 리듬이 끊어질 수 있기에 새로운 변수를 만나게된 셈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