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리티 스타트(Quality Start·QS)는 선발 투수가 6이닝 이상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상대에게 3점 이하의 자책점을 허용한 경우를 말한다. 1986년 ‘워싱턴 포스트’ 의 리처드 저스티스 기자가 처음으로 사용한 이래, 선발 투수들을 평가하는 가장 기본적인 척도 중 하나가 되었다.
6회까지 3자책점 이하로 막은 선발 투수가 7회 다시 마운드에 올라 추가 점수를 내준다면 퀄리티 스타트는 ‘실패’다. 더 나아가 9회까지 완투를 했다 해도 자책점을 4점 이상 줬다면 역시 퀄리티 스타트에 포함되지 않는다. 반드시 ‘6이닝 이상’과 ‘3자책점 이하’라는 조건을 동시에 다 충족해야 이 기록이 성립된다.
세계 연속 퀄리티 스타트 기록은 LA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이 갖고 있다. 2009년 8월 19일 삼성전부터 2010년 8월 17일 잠실 LG전까지 무려 29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단일 시즌 기준으로도 2010년 2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해내 메이저리그 22경기 연속 기록까지 넘어섰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퀄리티 스타트 관련 기록 집계를 아예 하지 않기 때문에 류현진의 성적이 세계 기록으로 인정되는 셈이다.
그런데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퀄리티 스타트 기록은 넥센 히어로즈에서 뛰던 브랜든 나이트가 갖고 있다. 2012년 31차례 선발 등판해 그중 27번(90.0%)을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막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다음으론 2007년 두산 베어스의 다니엘 리오스(26경기)다. 3위는 2015년 NC 다이노스 소속이던 에릭 해커가 기록한 25차례다. 그 뒤로는 2006년 두산 리오스(24경기), 2013년 롯데 자이어느 쉐인 유먼(24경기),2010년 한화 류현진(23경기)이 뒤를 잇고 있다.
퀄리티 스타트가 결코 좋은 기록이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6이닝을 던져 3자책점을 기록하면 평균자책점이 4.50이나 되기 때문이다. 적어도 6이닝 2실점(평균자책점 3.00) 정도는 해야 ‘호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타고투저가 만연하고, 긴 이닝을 소화하는 투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선 여전히 퀄리티 스타트는 중요한 지표다.
올해 1위는 두산 베어스의 조쉬 린드블럼이다. 23게임에 출전해 무려 19게임이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QS률이 8할2푼6리나 된다. 14승3패, 평균자책점 2.79다. 롯데 자이언츠때의 ‘린동원’을 넘어 ‘린철순’으로 완전히 변신했다. 두산은 144게임 중 31게임을 남겨두고 있다. 5인 선발로테이션을 고려할때 최소 6번의 등판이 가능하다. 우천 등으로 취소된 경기가 띄엄띄엄 열린다면 8~9경기 출전도 가능하다. QS률을 고려하면 6~7번을 추가할 수 있다. 역대 3위에 도전할 수 있는 수치가 나온다.
다음은 LG 트윈스의 헨리 소사로 24게임에 출전해 17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같은 팀의 타일러 윌슨이 16차례 기록했다. 4위로는 KIA 타이거즈의 양현종과 두산 세스 후랭코프, 제이크 브리검이 나란히 15차례의 퀄리티 피칭을 선보였다. 그 뒤로는 산체스(SK), 최원태(넥센), 보니야(삼성), 니퍼트(KT)가 14차례로 10권 안에 포진해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