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지병으로 별세한 최희준씨는 ‘하숙생’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 등으로 유명한 원로가수다. 1960년대를 주름잡은 가수이면서 ‘가수 출신 국회의원 1호’라는 이색 이력도 갖고 있다. ‘인생은 나그네 길, 빈 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길’이라는 철학적인 노랫말의 ‘하숙생’을 깊이있는 음색으로 불러 많은 이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기도 했다.
최희준은 ‘서울대 법대 출신 1호 가수’라는 수식어도 갖고 있다. 서울대 법대에 다니던 57년 학교 축제에서 노래를 불러 입상했고, 59년 졸업하면서 미8군에서 가수 생활을 시작했다.
취미였던 노래가 본격적으로 ‘직업’이 된 것은 그가 60년에 발표한 데뷔곡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가 크게 히트치면서다. 이후 ‘맨발의 청춘’(64년) ‘하숙생’(65년) 등으로 가수로서 정점에 올랐다. 특히 ‘하숙생’은 91년 가수 이승환이 리메이크해 다시 한 번 인기를 모았다.
‘가수 출신 1호 국회의원’이라는 이력은 96년 15대 총선에 당선되면서 생겨났다. 최희준은 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의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96년 15대 총선에서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갑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상임감사로 활동했고, 2003년엔 한국대중음악연구소 이사장을 역임했다. 2007년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대상과 화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그의 장례식은 가수협회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차려졌고, 발인은 26일 오전 7시45분이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