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MT에서 등장한 ‘국산 야동 애용’ 발언

입력 2018-08-24 16:55

최근 대학교 엠티에서 “국산 (포르노)을 애용하자”는 등 선정적인 발언이 등장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엠티를 주최한 학생회 측은 곧바로 사과문을 올리고 수습에 나섰으나 ‘부적절한 해명’ 비판을 받고 있다.


23일 지역 명문 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자연과학대학에서 진행한 MT에 참석했다 불쾌한 일을 겪은 A씨 얘기가 실렸다. 게시물에 따르면 레크리에이션 시간에 게임을 하던 중 진행자인 남자선배 B씨가 한 학생에게 야동 배우 이름을 대라고 했다. 망설이던 해당 학생이 유명 일본 AV배우 이름을 대자, B씨는 “왜 다 외국산이야? 국산 애용해야지. 국산 배우는 누가 있지?”라고 했다. A씨는 ‘어떤 시대인데 공적인 자리에서 저런 말을 하지’란 의문이 들었지만 당시 MT에 참석했던 학생들 모두 웃고 넘어가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A씨는 “이른바 국산야동이라 불리는 몰카, 리벤지 포르노 등으로 인해 수만 명의 여성들이 광화문에서 시위까지 하는 마당에 공적인 자리에서 저런 말이 나온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더 이상 이 같은 낮은 의식 수준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학교 측과 학생회의 공식입장을 요구했다.


대학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측은 24일 새벽 사과문을 게재했다. 학생회 측은 공식적인 행사에서 신중치 못한 행동을 보인 데 대해 사과하면서도 문제가 된 ‘국산 야동’은 합법적인 영상을 의미한다고 해명했다.

학생회는 “‘국산야동’이나 ‘AV배우’가 합법적 제작영상을 기준으로 했다”며 “불법유출영상을 포함하는 범위로 생각하실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민감한 주제를 갖고 게임을 진행한 부분도 깊게 반성한다”고도 했다.

그런데 국내에서 ‘야동’이라 불리는 AV는 음란물로 규정돼 제작과 유통, 배포 모두 불법이다. 허용되는 범위의 성인물은 ‘성인 에로물’로 규정되는데, 성기가 노출되지 않은 청소년관람 불가의 영상, 영화 등을 의미한다. 이른바 AV는 국내에서는 불법이다.

네티즌 사이에서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합법적 영상에 한했다는 학생회 측 주장에 대해 “국내 AV 배우가 있습니까? 흔히 말하는 야동사이트, 수많은 웹하드사이트에 국산 야동이라고 불리는 동영상들은 모두 영화나 드라마입니까”라며 “당장 국산 AV배우 5명 대라고 하면 잘 댈지, 유출동영상 이름 5개를 더 잘 댈지?”라고 비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국산야동=도촬,리벤지 포르노’가 아니다. 성인물 제작은 합법”이라는 주장을 내세워 학생회의 해명을 이해한다는 반응도 있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