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 사상 올림픽 구기종목 남자 단체 금메달을 사상 최초로 획득한 10년전 베이징 올림픽 야구 대표팀을 기억할 것이다. 9전 전승까지 이뤄내는 과정은 그리 쉽지 않았다. 의외의 복병 중국이었다.
그해 8월14일 예선 2차전에서 만난 중국은 우리가 알던 팀이 아니었다. 한국은 송승준, 중국은 리천하오가 선발 등판했는데 6회까지 한국은 3안타만 날리며 무득점으로 0-0 이었다. 그런데 6회말 1사에서 경기 도중 폭우가 쏟아져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넘어갔다. 8월17일 재개된 경기에서 한국은 중국의 마운드를 물려받은 부타오에게 3과 2/3이닝동안 한 점도 뽑지 못하고 연장전으로 가야했다.
중국이 연장 11회 무사 1, 2루에서 시작된 승부치기에서 자유빙의 내야 땅볼로 1사 2, 3루 득점찬스를 이끌어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장원삼에 이어 오승환을 마무리로 내보냈다. 펑페이가 중견수 뜬공을 날려 3루주자가 홈을 밟았으나 한국측의 어필로 3루주자 리터치가 빨랐다는 3루심의 판정으로 중국의 득점은 취소됐다. 이어 11회말 무사 1, 2루 상황을 맞이해 정근우가 번트를 댄 것을 중국 투수가 잡아 3루수에게 던진 게 세이프가 돼 무사 만루의 득점 찬스가 왔다. 해결사 이승엽이 좌익수 쪽 끝내기 안타로 소중한 1점을 뽑아내 1-0으로 힘들게 이겼다.
국제대회에서 승부치기는 이때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됐다.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3 WBC에서도 적용됐다. 승부치기는 연장 10회부터 적용된다. 공격하는 팀은 9회 마지막 타석이 누구였는지 상관없이 타순대로 주자 2명을 1, 2루에 내보내고 공격을 시작해 많은 점수를 낸 팀이 승리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적용된다. 단판 승부에서 상대팀 투수에게 의외로 고전할 경우 우리가 맞딱뜨려야 하는 상황이다. KBO리그에는 없는 룰이기에 선수들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도 대비해야 한다. 일본 대표팀은 이미 연습 경기에서 승부치기를 연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선부터 슈퍼라운드를 거쳐 결승전까지 6게임을 전승으로 마무리하면 좋지만 스포츠에서 승리를 100% 장담할 순 없다. 중국과의 승부치기 교훈에서처럼 단판 경기에선 잠깐의 방심이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