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10개팀은 지난 17일부터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갖고 있다. 다음 달 3일까지 18일간이다. 휴식기 기간동안 어떻게 팀을 정비하느냐에 따라 끝모를 추락에도, 진격의 상승 무드도 탈 수 있다. 그 만큼 정규 시즌에 미치는 영향이 커다는 의미다.연일 계속된 폭염에 현장 지도자와 선수들은 휴식기를 반기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야구팬들의 생각과는 분명히 거리가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프로야구 정규시즌을 중단한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프로야구 선수를 파견하지 않았기에 리그를 중단 없이 운영하고 있다. 대만은 프로 선수 일부가 출전하지만 리그 중단은 없다. 미국도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야구가 부활되지만 리그 중단은 없다고 이미 밝힌 상태다. 미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에도 6월말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만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물론 리그 중단은 없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병역 면제가 걸려있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때마다 프로야구 선수들을 파견해 병역 문제를 해결하는 루트로 활용하고 있다. 오지환과 박해민의 병역 기피 논란은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은 1998년 방콕 아시안 게임부터 KBO리그 선수들을 아시안게임에 투입했다.
시드니 올림픽부터 프로 선수 참가가 허용되면서 올림픽에도 KBO리그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게 됐다. 대한민국은 4번의 아시안 게임 금메달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시드니 올림픽때도 동메달로 많은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았다. 금메달 지상주의와 병역 혜택 유혹이 만들어낸 일그러진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아시안게임 때문에 정규시즌 중단이 필요한 지를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전 세계적 관심이 높은 올림픽은 예외로 두자. 일단 27명의 엔트리 외의 선수들로만으로 팀을 구성해 아시안게임에 파견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축구처럼 만 23세 이하의 선수들만 출전하는 방안도 고려해봄직하다. 축구의 만 23세를 초과하는 선수는 최대 3명까지 와일드 카드로 선발할 수 있다. 최악의 침체기에 빠져 있는 대학 야구 선수들을 대거 뽑는 방안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프로야구와 아마추어 야구가 공생하는 방안을 고민할 때가 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