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트럼프…“나 탄핵되면 모두가 가난해질 것” 월가 “시장은 트럼프 상관 안 해”

입력 2018-08-24 11:3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폭스 앤 프렌즈'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측근 2명의 유죄 결정으로 자신의 탄핵론이 대두되자 “내가 탄핵되면 시장은 망할 것”이라며 급하게 수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내가 탄핵 당하면 시장이 붕괴되고 모두가 가난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어 “미국은 감세와 규제 폐지로 전례 없는 경제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자신의 재임 성적으로 ‘A+'를 매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가 지난 1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포츠머스에서 출마하는 에디 에드워드의 지원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도 트럼프 탄핵론에 대한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같은 날 “단지 정치적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된다면 미국 국민들은 반란을 일으킬 것”이라며 “탄핵 당할 이유가 없다. 그는 러시아와 공모하지도 사법을 방해하지도 않았다”고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앞서 줄리아니는 마이클 코언의 유죄 인정에 대해 “코언의 자백은 늘 하던 거짓말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상관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월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이반 파인세 티그리스파이낸셜 그룹 수석연구원은 “시장은 별로 상관 안한다”며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끊임없는 논란과 ‘미치광이 발언’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야데니 리서치 대표 에드 야데니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니다. 시장은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리처드 닉슨 미국 전 대통령이 사임한 1974년을 언급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의회가 닉슨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던 1973년과 1974년에 스탠더스앤드푸어스(S&P) 지수는 각각 14%, 26% 떨어졌었다. 하지만 그때는 미국은 경기불황에 빠져 미 달러가 폭락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금수 조치로 유가가 폭등했던 시점이었다. 현재는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유가도 2014년 이후 안정화된 상황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를 지낸 마이클 코언은 21일 1심 재판 과정에서 트럼프가 대선 후보 시절 성추문 의혹을 막기 위해 여성 2명에게 ‘입막음 돈’을 전달한 혐의에 대한 유죄를 인정하고 감형을 받는 ‘플리바게닝’을 선택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냈던 폴 매너포트는 1심 재판에서 금융·세금 사기 등 8건의 혐의에 대해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을 받았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