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19일까지 한 달간 여의도지역에서 ‘따릉이 안전모(헬멧) 비치 시범사업’을 실시한 결과, 따릉이 이용자 중 97%가 헬멧을 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9월 28일부터 자전거 안전모 착용이 의무화됨에 따라 서울시는 공공자건거 따릉이에 헬멧을 제공해야 할지 답을 찾기 위해 여의도지역 따릉이 대여소 30개소에 헬멧 1500개를 비치하고 시민 반응을 모니터링했다.
서울시가 따릉이 이용률이 높은 여의나루역, 대방역 등 7개 대여소에서 헬멧 착용 여부를 현장 확인한 결과, 따릉이 이용자 1605명 중 헬멧을 착용한 경우는 45명으로 3%에 그쳤다.
여의도 따릉이 이용자 대상 모바일 설문조사에서는 ‘헬멧을 썼다’는 답변이 1597명 응답자 중 15%에 불과했다. 헬멧을 쓰지 않은 이유로는 ‘위생’이라는 답변이 34%로 가장 많았고, ‘날씨’(24%), ‘단거리로 불필요’(22%), ‘헤어스타일’(20%) 등의 순이었다.
따릉이 앞 바구니에 담겨있거나 따릉이 거치대 옆 박스함에 따로 비치된 공용 헬멧이 사라진 경우도 많았다. 서울시는 비치한 헬멧 1500개 중 23.8%인 357개가 회수되지 않았다고 집계했다.
서울시는 위생이나 날씨 때문에 헬멧을 쓰지 않는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는 만큼 날씨가 선선해지는 9월에 헬멧 착용률을 한 번 확인해 보겠다는 계획이다. 다음달 1일부터 여의도와 상암동에서 헬멧 비치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서울시 자전거정책과에서는 “따릉이에 헬멧을 비치해야 할지 말지 여전히 고민 중”이라며 “시범사업을 한 번 더 해보고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자전거 헬멧 착용 의무화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주무 부처인) 행안부가 안전모 미착용을 단속 안 하겠다고 하기 때문에 비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