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근접해 목포로 상륙한 제19호 태풍 ‘솔릭’으로 전남 지역에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최대순간풍속 30m 강풍 덕분에 박물관에 전시돼 있던 공룡 모형이 파손됐고 컨테이너가 떨어지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3일 오후 9시쯤 목포 남남서쪽 70㎞부근 해상을 지나 오후 10시쯤 진도를 통과해 오전 11시쯤 목포를 통해 상륙했다. 24일 오전 대전 부근을 통과해 오전 11시 강원도 강릉 부근을 지난 뒤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제주에 이어 전남 지역에 비바람이 몰아쳤다. 이날 오후 3시23분엔 담양군 대덕면 한 도로에서 화물트럭 두 대가 정면으로 충돌해 숨졌다. 경찰은 사고 당시 비가 많이 내려 빗길에 화물차가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여수에선 화태대교 위 가로등이 강풍에 도로 위로 쓰러져 일대 교통이 한때 통제됐고 밤에는 강한 바람에 간판이 떨어지고 농가에선 낙과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여수에서는 2단으로 쌓아놨던 사무실용 컨테이너가 바람에 밀려 떨어지기도 했다.
정박해 놓은 선박들이 풀려 바다로 떠내려갔다. 해남 공룡박물관에서는 전시돼 있던 공룡 모형 일부가 강풍에 떨어졌다. 당시 사고 주변을 지나는 사람이 없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진도군 임회면에선 도로 옆 버스 정류장이 강풍에 주저앉았다. 목포에선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주차돼 있던 승용차를 덮쳐 차량들이 파손됐다.
앞서 제주도에서는 제주시종합경기장 복합체육관의 지붕이 뜯겨나갔다. 제주시 삼양동에선 노인복지센터 옥상에 있던 태양광판이 강풍에 휩쓸려 떨어지면서 인근 주택 일부와 전봇대를 덮쳤다. 강한 바람에 전선이 끊어지면서 곳곳에서 정전도 잇따랐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항에서 방파제가 무너져 보강시설물 90여t이 유실됐다. 서귀포시 한 마트에서 태형간판이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제주지역 곳곳에서 가로수가 넘어지거나 부러졌다. 전날인 22일 오후 7시쯤 서귀포시 소방폭포 인근에서 관광객 박모씨와 이모씨가 사진을 찍던 중 파도에 휩쓸려 박씨가 실종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