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홍철 딸 아닌 나!” 여서정, 32년 만에 아시안게임 女기계체조 금메달

입력 2018-08-23 19:21 수정 2018-08-23 19:48
여서정이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서널 엑스포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금빛 연기를 펼치고 있다. 자카르타=윤성호 기자

여서정은 8명 가운데 마지막 순서였다. 나는 듯이 달려온 여서정이 힘차게 발구름판을 디뎠다. 가볍게 도마를 짚은 여서정의 몸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공중에서 1바퀴 반. 하지만 땅을 딛는 왼발이 조금 뒤로 빠지고 말았지만 여서정의 표정은 나쁘지 않았다. 1차 시기 14.525점.

여서정은 2차 시기에서 도마를 뒤로 짚고 날아올랐다. 공중에서 2바퀴. 이번에도 왼발의 착지가 조금 불안했지만 여서정과 코칭스태프는 환호했다. 전광판에 점수가 발표되기 전부터 자카르타 인터내셔널엑스포홀의 관중들은 금메달의 주인공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 2차 시기 14.250. 평균 14.387로 여서정이 금메달을 거머쥐는 순간이었다.

여서정은 23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엑스포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금메달을 얻었다. “여홍철의 딸이 아닌, 여서정으로 불리고 싶다”던 그였다. 한국 여자 기계체조는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3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수확했다.

앞서 한국 남자 기계체조의 김한솔은 이곳에서 마루운동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기계체조 국가대표 두 명이 연달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른 이날 인터내셔널엑스포홀에는 애국가가 계속 울려퍼졌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