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공중 회전을 깔끔한 착지로 성공시킨 김한솔은 관중석으로 몸을 돌려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전광판을 보지 않고서도 금메달을 확신한 듯한 환희의 표정. 자카르타 인터내셔널엑스포홀은 박수와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기계체조 마루운동에 참가한 김한솔은 23일(한국시간) 8명 가운데 7번째 순서로 완벽한 연기를 펼쳐 14.675의 높은 점수로 당당히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아름답고도 압도적인 경기였다. 김한솔은 누구보다 높은 난이도의 점프와 공중 동작으로 연기를 구성하면서도, 감점을 전혀 받지 않았다. 2위를 차지한 태국의 탕 치아오훙은 14.425, 3위 중국의 린 샤오펑은 14.225였다.
김한솔은 도마에서 ‘제2의 양학선’이라는 기대를 많이 받았지만, 사실 주종목이 마루운동이다. 김한솔 스스로도 “마루운동이 잘 풀리면 다 잘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김한솔은 마루를 가로지르며 도약할 때 새처럼 가벼웠다. 정확한 공중동작을 취하면서도 몸의 균형을 유지해 착지했고, 마루 경계선 밖으로 발이 나가지 않았다.
마지막 중국 선수는 에이스라 불리는 샤오펑이었다. 하지만 그 점수는 김한솔에게 미치지 못했다. 전광판을 확인한 김한솔은 그제야 표정을 풀고 다른 동료들과 악수를 나눴다. 경기장은 '대한민국'이라는 함성으로 가득했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