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제주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3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4시 기준 서귀포시 윗세오름에 486.5㎜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제주시 애월읍 사제비(434.5㎜), 유수암(209.0㎜) 등 제주 전역에 폭우가 쏟아졌다.
앞서 22일에는 강한 바람과 폭우로 오후 7시19분쯤 서귀포시 토평동 소정방폭포에서 사진을 찍던 관광객 박모(23·여·서울)씨와 이모(31·제주)씨가 파도에 휩쓸렸다.
이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박씨는 실종돼 수색 중이다.
또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항 동방파제 공사장에서는 보강시설물 90t 가량이 높은 파도에 유실됐으며 도내 곳곳에서 신호등이 꺼지고 부착대가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이 발생했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서 344가구가 정전된 것을 시작으로 대정읍 상모리, 표선면 성읍리,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 등 모두 4531가구의 전기가 끊겼다.
이 중 522가구는 긴급 복구작업으로 전력 공급이 재개됐지만 나머지 4009가구는 여
전히 정전 상태로 복구 작업에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근길 아침 시간대에는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신호등이 고장나 복구가 어려운 상태로 가로수까지 꺾이며 차량 통행에 지장을 주고 있다.
제주시 종합경기장 서쪽 도로와 연동, 제주시 도남로 등에서는 하수가 도로로 역류해 침수됐다. 서광로 제주시외버스터미널 앞 횡단보도 부근 도로도 물이 찬 상태다.
연삼로 이도광장과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 구간에는 가로수가 쓰러졌고, 516도로 숲터널 중간 지점에도 나무가 넘어져 차량 통행을 가로막고 있다.
도내 초·중·고교 22개교는 휴교했으며 100여개교는 등교 시간을 늦췄다.
제주를 기종점으로 하는 7개 항로·11척이 전면 결항됐고, 16개 국립공원에서 419개 탐방로의 출입도 통제됐다.
기상청은 태풍 솔릭이 24일 오전 3시쯤 서산 남동쪽 약 30㎞ 부근 육상에 위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