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항소심 결심공판을 앞두고 선처를 호소했다.
신 회장은 22일 서울고등법원 형사 8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서 사전에 준비한 A4 한 장 분량의 글을 읽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이 현재 너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국내 분 아니라 해외, 특히 중국에선 사업까지 철수했고 직원들 사기도 많이 떨어졌다. 다시 한번 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엄격한 스승이자 아버지였다. 30년 가까이 경영수업을 받는 동안 모든 권한은 아버지에게 있었다”고 한 신 회장은 “저 자신의 급여도 2016년까지 결정하지 못했고 아버지가 넘어지면서 병세가 악화돼 경영에 나섰지만 과거 잘못된 것을 바로 잡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신 회장은 또 “그동안 아버지가 해온 것이라 바로 잡기가 쉽지 않았다. 신영자 이사장이 하던 롯데시네마 임대사업은 어렵게 중단할 수 있었다”며 “후회와 아쉬움이 많지만 모두 다 저의 불찰이라 생각하며 자성의 시간을 갖고 있다. 다시 한 번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신 회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대통령 강요에 따라 지원했을 뿐 배후에 최서원이 있는지 몰랐다”며 “정부가 면세점 특허 수 확대라는 별도 정책 목표를 가지고 독자진행 한 것이며 또 다른 기업도 다 지원했지만 신 회장만 기소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은 경영비리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인 제3자 뇌물공여를 병합돼 진행됐다. 검찰은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실제 공여한 금액이 70억 원에 이르러 사안이 중대하다”며 “국내 굴지의 재벌 총수임에도 사회적 책임을 도외시하고 부하 직원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국정농단 사건만 봤을 때 신 회장에 대한 적정 형량은 징역 3년에서 4년 사이라고 판단했다. 1심에서 검찰 구형량은 징역 4년이었지만 법원은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오는 29일 검찰과 변호인 최종 의견을 청취한 뒤 심리를 마무리하고 오는 10월 선고할 예정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