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의 시한부 판정 후 초고속 결혼식을 올린 부부의 죽음을 초월한 사랑이 화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9일(현지시간) 사랑하는 남편 스콧을 먼저 떠나보낸 아내 미셸 화이트의 사연을 전했다.
남들과 다를 것 없는 연인사이었던 두 사람은 2년 전부터 함께 살며 서로에게 의지했다. 최근에는 사랑의 결실을 맺기 위해 결혼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행복한 매일을 보내고 있던 두 사람에게 불행이 닥친 건 지난 9일이었다.
미셸은 야간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바닥에 쓰러진 스콧을 발견했다. 스콧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식도암 말기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았다. 지난 한 달간 소화불량을 호소하던 스콧은 위궤양 치료제를 처방받아 복용 중이었다. 그러나 정밀 검사를 받지 않고 넘겼던 것이 더 큰 병을 불렀다.
스콧의 몸속에 있는 암세포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번져 간까지 퍼진 상태였다. 병원에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는 소견을 전했다. 그렇게 스콧은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스콧과 미셸은 절망스러웠지만 시한부 판정이 사랑의 감정을 식게 할 순 없었다. 두 사람은 망설임 없이 결혼식을 준비했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스콧이 시한부 판정을 받은 바로 다음 날 열렸다. 가족과 친구들이 모인 자리는 성대하게 꾸며졌고, 많은 이웃이 하객으로 등장했다.
미셸은 순백의 드레스를 입었고 스콧은 말끔한 모습으로 휠체어에 앉았다. 스콧은 목소리를 내기 고통스러웠지만 큰 소리로 결혼 서약을 읽어나갔다. 모두의 축복 속에서 결혼식을 마무리한 두 사람은 병실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냈다.
밤을 함께하는 동안 미셸은 스콧의 병세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스콧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아내가 된 미셸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미안하다.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결국 스콧은 결혼식을 올린 지 13시간 만에 하늘로 떠났다. 미셸은 “스콧은 고통 속에서 병마와 싸우고 있었지만 그 누구보다 강했다”며 “그의 죽음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죽음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살아 숨 쉬던 그의 아내였던 순간은 13시간뿐이었지만 스콧 덕분에 많은 가족을 얻었다”며 “모두가 그를 기억할 것이다. 이제 그를 위한 마지막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