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기술 잘 안 들어간다” 韓 레슬링 간판들의 전략 노출

입력 2018-08-22 17:29
한국 레슬링 국가대표 김현우 자료사진. 신화뉴시스

“상대의 팔이 안 나오더라고요.”

금메달이 유력했던 한국 레슬링의 간판들이 연이틀 1라운드 패배를 당했다. ‘공공의 적’으로 통하던 레슬링 최강자들이었기 때문에 충격적인 결과다. 이들이 불의의 일격을 당한 원인은 결국 전략 노출로 분석된다.

그레꼬로만형의 간판 김현우는 22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레슬링 그레꼬로만형 77㎏급 1라운드 경기에서 키르기스스탄의 19세 신예 악졸 마크흐무도프에게 3대 7로 패했다. 전날에는 김승학이 남자레슬링 그레꼬로만형 60㎏ 1라운드에서 이란의 메하르다드 마르다니에게 역시 3대 7로 패했었다. 둘은 레슬링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꼽는 금메달의 유력 후보들이었다.

충격적인 패인은 결국 전략의 노출 때문인 것으로 우리 대표팀은 파악하고 있다. 선수 시절 그레꼬로만형에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제패한 바 있는 정지현 코치는 “아시아의 강자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레슬링 경기장에서 만난 그는 “김승학이 예전에는 큰 기술을 자주 성공시킬 수 있었는데, 이제는 김승학의 패턴을 파악한 상대들의 팔이 잘 안 나온다”고 말했다.

김승학은 적극적으로 맞잡기를 한다기보다는 상대가 무심코 팔을 뻗는 타이밍을 노려 순간적으로 쓰러뜨리는 선수였다. 이러한 전략이 아시아의 60㎏급 강자들에게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정 코치의 진단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달 조지아에서 열린 레슬링 그랑프리 국제대회에서도 김승학은 마르다니에게 패했었다.

2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심판의 편파판정에 분루를 삼켜야 했던 김현우는 이날 금메달을 목에 걸어 아시안게임 2연패를 노렸지만 또 실패했다. 김현우의 경우 조지아 대회를 우승하며 금메달 전망을 더욱 밝혔었기 때문에, 충격이 더욱 크다. 유난히 더웠던 한국의 올 여름까지 극복하며 아시안게임에 온 선수들이었다.

금메달의 확실시됐던 선수들의 잇따른 탈락에 노재현 코치는 “많이 상심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 주는 것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