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선 멘도사 라인(Mendoza Line)이라는 게 있다. 규정타석을 채우고도 타율이 2할 언저리에 있는 타자를 지칭한다.
메이저 리그에서 유격수를 보던 마리오 멘도사에서 연유됐다. 멕시코 출신으로 1974년부터 1982년까지 피츠버그, 시애틀, 텍사스를 오가며 활약한 유격수였다. 멘도사는 1979년 시애틀 매리너스 트레이드 되어 148타석에서 타율 0.198를 기록했다.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조지 브렛이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내 타율이 멘도사가 있는 라인 밑에 위치한 것을 보면 시즌 출발이 나쁘다는 것을 알게 된다”리거 답했다. 이후 이 용어는 널리 퍼지게 되었다.
‘317티스 77안타, 2할4푼3리’
놀랍게도 2년 연속 홈런왕이었던 SK 와이번스 최정(31)의 올해 성적이다. 규정타석(팀이 치른 게임 수*3.1) 타석을 채운 60명 중 맨 아래에 위치해 있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33타수 5안타, 1할5푼2리에 불과하다. 통산 타율이 2할9푼1리인 최정에게 어울리지 않는 기록이다. 데뷔 시즌이던 2005년 2할4푼7리보다 못하다. 그럼에도 홈런 31개나 된다.
최정은 지난달 24일 인천 두산전에서 주루 도중 허벅지 통증을 느껴 교체됐고, 다음날 정밀검진에서 근육이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최정은 부상 여파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제외됐다.
다행히 재활이 무리없이 잘 진행돼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전에 1군에 합류했다.
한화 이글스와 1.5게임차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SK 입장에선 최정이 타선에 있고 없고 차이가 크다.
야구팬 입장에선 최정의 복귀로 홈런왕 경쟁을 보게 된 점도 희소식이다. 팀 동료 제이미 로맥(37개)과는 거리가 다소 있지만 넥센 히어로즈의 박병호 등과 벌이는 레이스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최정 개인적으론 FA 재계약을 앞둔 시즌인 만큼 남은 시즌 분발해야만 몸값을 올릴 수 있다.
최정 처럼 타율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선수는 한화 하주석(0.250), NC 스크럭스(0.259), 삼성 김상수(0.261), SK 김동엽(0.263) 등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