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환자, 재발 위험 불구 절반 가까이 담배 못 끊어

입력 2018-08-22 09:11
심근경색증으로 치료를 받은 사람들 중 절반 가까이가 담배를 끊지 못해 사망 위험을 자초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흡연은 심장과 혈관을 손상시키는 가장 안 좋은 습관 중 하나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재활의학과 김원석 백남종, 순환기내과 박진주(사진 왼쪽부터) 교수 연구팀이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시술 및 관상동맥우회수술을 받은 환자 1만3452명의 건강보험진료자료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하는 관상동맥 내에 발생한 혈전으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거나 예고 없이 막혀, 심장으로의 영양공급이 줄어들어 결국은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한 번 발생하면 사망률이 30%에 달하며 2015년 기준으로 암에 이어 사망원인 2위에 해당하는 상당히 위험한 질환이다.

발병 후에는 막힌 혈관을 넓혀주기 위해 좁아진 부위를 풍선 또는 스텐트라는 특수 그물망을 삽입해 확장시켜주는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아야 심근경색 발병위험을 낮출 수 있다.

만약 혈관에 생긴 병이 너무 심하거나 스텐트삽입술을 시행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내흉동맥이나 팔, 다리의 혈관을 이용해 관상동맥 옆에 이식하는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하게 된다.

이런 시술이나 수술 후에도 저하된 심장 기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며,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재발 및 조기사망을 막는 금연실천, 규칙적인 운동, 식이조절 등 2차 예방 노력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심근경색이라는 중대한 질병을 경험한 이후에도 잘못된 생활습관을 교정하지 못해 질병을 악화시키거나 결국 사망하는 환자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결과 심근경색 발병 전 흡연을 했던 환자 4180명 중 절반에 가까운 44%가 여전히 흡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신체활동이 부족했던 환자 9747명 중 89%가 여전히 신체활동이 부족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발병 전에는 신체활동이 활동적이었던 3705명 중 37.2%가 심근경색 발병 후 비활동적으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참조).

연구팀은 이후 약 4년 동안 사망한 환자 비율도 조사, 상관관계가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발병 전후 모두 금연한 그룹과 비교해 전후로 계속해서 흡연한 그룹은 사망위험이 약 1.6배, 발병 후 흡연을 시작한 그룹에서는 사망위험이 약 1.8배 증가한 것으로 관찰됐다.

아울러 발병 전후 모두에서 활동량이 부족한 그룹과 비교한 결과에서는 치료 전후 지속적으로 충분한 활동량을 유지한 경우는 사망위험이 약 37% 감소, 이전에는 활동량이 부족했지만 발병 후 활동량을 증가시킨 경우에는 약 32% 정도 사망위험이 감소한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활동량을 증가시킨 그룹에서는 심근경색 치료를 다시 받는 재개통술 시행률(재치료율)이 약 24% 감소한 것도 확인됐다.

이는 심근경색 발병 후 2차적인 예방을 도모하고 건강행태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의료진과 보건당국의 적극적인 개입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박진주 교수는 “특히 담배를 멀리하고 충분한 운동량을 유지하는 등 건강한 생활습관으로의 교정과 유지를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원석 교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운동치료를 유도하여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인자를 개선해 나가는 심장재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심근경색 환자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