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된 지 한 달 밖에 안 됐는데…”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희생자들의 사연

입력 2018-08-22 06:13 수정 2018-08-22 06:14

인천 남동공단 내 전자제품 제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숨진 희생자들 가운데 지난달 엄마가 된 여직원과 동료를 구하기 위해 화재 현장으로 들어갔다 참변을 당한 전산실 직원 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져 네티즌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뉴시스는 22일 유족들의 말을 인용해 지난달 엄마가 된 딸을 잃은 A씨의 사연을 전했다. A씨의 유족은 “믿기지 않는다. 엄마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한겨례도 세일전자 전산실 민모(35)과장이 불이 난 직후 동료를 구하기 위해 화재 현장으로 들어갔다가 참변을 당했다는 사연을 전했다. 민 과장은 불이 난 21일 오후 3시43분에 4층짜리 공장 4층에서 1층으로 내려와 있다가 연기를 목격하고 최초로 화재 발생 사실을 119에 신고했다.

화재 신고를 한 민과장은 다시 4층으로 올라가 불이 난 사실을 직원들에게 알리고 대피시켰다. 그러나 본인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결국 숨졌다. 이 공장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이모(31)씨는 세월호 사고 희생자의 친척인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또 다른 비정규직 근로자 김모(39)씨도 7년간 근무했지만 결국 정규직 전환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발생 당시 공장 내부에는 전체 직원 130명 가운데 주간 근무자 75명이 일을 하고 있었으며 불이 난 4층에서는 23명이 근무 중이었다. 이중 7명은 미처 대피하지 못해 숨졌고 2명은 유독가스를 피해 창문에 매달려 있다가 추락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