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엽총난사 사건 CCTV 보니… 길쭉한 총 들고 후다닥 (영상)

입력 2018-08-21 20:59 수정 2019-08-29 16:32
김씨가 소천파출소에서 엽총을 출고 받은 뒤 밖으로 나가는 모습. 봉화경찰서 제공

경북 봉화군에서 벌어진 ‘엽총 난사’ 사건 CCTV 영상이 공개됐다. 김모(77)씨는 21일 오전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이웃에게 엽총을 쏜 뒤, 소천면사무소에 침입해 다시 엽총을 난사했다.

영상에는 엽총을 든 김씨가 한 건물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봉화경찰서 관계자는 “소천파출소 CCTV 영상”이라며 “김씨가 엽총을 받은 후 찍힌 장면”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전 8시쯤 이 파출소에서 엽총을 출고 받았다.



김씨는 총기 출고 명목으로 ‘주소 이전’을 내세웠다. 경찰 관계자는 뉴시스에 “총기 소유주가 현행법상 ‘유해조수 포획’ 또는 주소 이전을 목적으로 영치돼 있던 총기의 인출을 요구하면 내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총기를 받은 뒤 소천면에 위치한 한 암자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상수도 사용 문제로 갈등을 빚던 스님 임모씨의 어깨를 쏴 다치게 했다. 이후 자신의 그랜저 승용차를 타고 소천면사무소로 갔다. 그는 1층 민원실 문을 열고 들어가 “손들어”라고 외친 뒤 손모 계장과 직원 이모씨를 향해 총을 쐈다.

김씨는 이어 4발을 더 쐈지만 현장에 있던 민원인과 직원에 의해 제압당했다. 손 계장과 이씨는 소방헬기 등으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임씨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김씨는 귀농 8년차로, 그가 거주하는 지역은 물이 부족한 곳이다. 최근 폭염과 가뭄으로 물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이웃 간 갈등이 극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김씨가 상수도 관련 민원을 제기했고, 면사무소 직원이 중재에 나섰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김씨는 보름쯤 전 임씨를 찾아가 “총으로 쏴 죽이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김씨가 파출소에서 총기를 찾은 뒤 이장한테 만나자고 전화를 했다”면서 “이장이 만남을 피해 화를 면했다”고 진술했다. 이장 역시 김씨의 과격한 행동을 말리는 등 갈등 중재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