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 부상으로 아시안게임 개회 한달 전까지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했다. 짧은 준비 기간에도 결승까지 올랐다. 아시안게임 2연패가 눈앞에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종료 직전 공격을 허용함에 따른 1점차 석패였다.
이아름(26)은 21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태권도 57㎏급 결승전에서 중국의 루오 종시에게 5대 6으로 패했다. 1라운드는 지독한 탐색전 끝에 0-0으로 끝났다. 2라운드에서 공격을 성공시켜 2-0으로 앞서던 이아름은 마지막 3라운드를 버티지 못했다.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1점을 내줬고, 상대에게 머리를 겨냥한 발차기를 허용했다.
이아름은 주먹 공격으로 1점을 얻었다. 3-4에서 경기종료 4초를 남긴 상황, 그대로 경기를 끝내려던 종시는 심판으로부터 감점을 받았다. 이아름에게 1점이 주어지며 4-4 동점. 이아름은 주먹 공격을 성공시키며 5-4로 재역전했다. 하지만 마지막 접전 상황에서 종시의 발차기 공격이 이아름의 몸에 닿았다. 거리를 제대로 가늠하지 못한 이아름의 뼈아픈 실수였다. 경기는 결국 5대 6, 중국 선수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아름은 지난해 무주세계태권도연맹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금메달, 세계태권도연맹 월드태권도그랑프리시리즈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강호다. 하지만 5월 2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된 뒤 찾아온 골반 부위 부상이 변수가 됐다. 이아름은 아시안게임을 1개월여 앞둔 시점까지 충분한 훈련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단 1점 차이로 놓친 금메달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다.
어릴 때 골목대장이었던 이아름은 친구들이 모두 태권도장에 다니게 되며 태권도를 자연스레 시작하게 됐다. 골목대장 기질이 몸에 배어 운동에서도 항상 최고여야 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도 “나의 체급에서 대장이 돼 돌아오겠다”는 포부를 밝혔었다고, 그의 에이전시 관계자는 전했다.
이아름은 결승전 뒤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엔 실수하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준비해야겠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