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몸놀림으로 제자리뛰기를 하던 이다빈(22)이 돌연 발을 높게 들어 헤드킥을 성공시켰다. 상대는 고개를 흔들었다. 이다빈의 발은 계속해서 카자흐스탄 선수의 머리를 겨냥했다. 이다빈의 거센 공격에 카자흐스탄 선수는 유효타를 내주지 않더라도 연이어 바닥에 넘어졌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태권도 67㎏급 겨루기에 참가한 이다빈은 21일(한국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다양한 공격을 선보이며 칸셀 데니즈에 27대 21로 승리했다. “쟤 지쳤잖아!” 코치석에서 울리는 독려에 이다빈은 더욱 힘을 냈다. 다리를 들고 접근하다 순식간에 자세를 바꿔 주먹을 찔러넣었다.
경기종료 30초를 남긴 상황까지 이다빈은 카자흐스탄 선수에 10점차로 앞서고 있었다. 마지막 반격이 거셌지만 이다빈은 침착하게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똑같이 뒤돌려차기를 시도한 두 선수의 다리가 교차해 나란히 허공을 가르면서, 경기 종료를 알리는 부저가 울렸다. 승리를 확인한 이다빈은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 앞으로 다시 나왔다. 자카르타 컨벤션센터를 찾은 관중들에게 인사를 올렸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