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39)는 한국이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수확한 금메달 7개 중 4개를 가져온 ‘명사수’다. 2008년 중국 베이징 대회부터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4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 은메달까지 포함하면 5회 연속 메달을 사냥했다. 한국의 올림픽 사격 은메달 8개 중 2개도 진종오의 몫이다.
격발 실수로 영점에서 크게 벗어난 6.6점을 맞히고도 이후부터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 올림픽기록(193.7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남자 50m 권총은 진종오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였다. 주력 종목은 50m 권총과 10m 공기권총이다. 아시아에서는 두 종목의 적수가 없다. 중국이 유일한 경쟁자다. 진종오는 2010년 중국 광저우 대회와 2014년 인천 대회에서 모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수확했다. 아시안게임 메달만 해도 10개(금 3·은 3·동 4)다.
진종오는 이제 만 서른아홉, 한국식 나이로 마흔이 됐다. 그에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어쩌면 생애 마지막 아시아권 종합제전이 될지도 모른다. 지난달 10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미디어데이에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서 진종오의 주력 종목인 50m 권총은 폐지됐다. 진종오는 10m 공기권총 개인전만 출전했다.
진종오는 2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슈팅레인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예선 2위로 결선에 진출했지만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결선은 출전 선수 8명이 1·2시리즈에서 5발씩 모두 10발을 쏘고, 이후부터 2발씩 추가로 발사해 최하위를 떨어뜨리는 서바이벌 슛오프 방식으로 진행됐다.
진종오는 1·2시리즈에서 10발 누적 점수 99.6점으로 3위에 올라 메달권에 있었다. 하지만 서바이벌에서 무너졌다. 중국의 우지아유와 4위를 가리는 서바이벌 슛오프에서 9.6점으로 탈락했다. 우지아유의 점수는 9.8점이었다. 진종오는 이때까지 결선에서 생존한 마지막 한국 선수였다. 최종 점수는 178.4점. 앞서 결선에 동반 진출한 이대명은 156.4점으로 6위에 머물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