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신인 선수들의 연봉은 얼마일까.
2700만원이다. 2015년부터 한 푼도 오르지 않았다. 신인 선수들의 연봉은 8차례 올랐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600만원에서 시작했다. 이후 1995년 1000만원, 2005년 2000만원, 2010년 2400만원, 그리고 2015년 이후 2700만원으로 올랐다. 아무리 특급 신인이라도 데뷔 첫 해에는 최저 연봉을 받는다.
그러나 계약금은 다르다. 고등학교나 대학교 활약 정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최고액의 계약금을 받은 이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고 있는 한기주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한 한기주는 2006년 KIA 타이거즈의 1차 지명을 받았다. 계약금은 10억원이었다. 프로야구 역대 최고액이다. 깨지지 않고 있다.
한기주는 입단 초기 계약금 이상의 활약을 했다. 입단 첫해 10승11패1세이브 8홀드를 기록했다. 이듬해부터는 마무리투수로 전업해 2년 연속 20세이브를 넘겼다. 그러나 여기까지 였다. 2009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2011년 복귀했지만 다시 어깨 수술을 받아야 했다. 2017년 삼성 라이온즈 이적 후 올해는 부활의 날개짓을 펴며 조금 회복된 기미를 보이고 있다.
2위는 1997년 LG 트윈스 임성동, 2002년 KIA 김진우,2011년 유창식으로 나란히 7억원을 받았다. 2005년 두산 베어스 김명제, 2013년 NC 다이노스 윤형배가 나란히 6억원을 받았다.
그런데 올해 신인 중에 역대 5위에 해당하는 6억원의 계약금을 받은 선수가 있다. 물론 올해 프로야구를 노크한 110명 중 으뜸이다. 주인공은 넥센 히어로즈 안우진이다. 안우진은 학교폭력 구설에 오르며 5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논란 속에 지난 5월 25일 1군 무대에 데뷔전을 치렀다. 현재까지 성적은 13게임 출전에 3패만을 기록하며 평균 자책점 8.46이다. 22.1이닝 동안 25개의 안타를 맞았다. 계약금이 생각나게 하는 성적이다.
다음은 KT 위즈의 강백호다. 계약금은 4억5000만원이었다. 역대 공동 21위에 해당하는 고액이었다. 제4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 '최동원상'에 빛나는 강백호는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이른바 2도류 선수였지만 택한 것은 타자였다. 벌써 홈런 20개다. KBO리그에서 데뷔 시즌에 20홈런을 돌파한 고졸 신인은 1994년 LG 트윈스 김재현(21개), 2001년 한화 이글스 김태균(20개)에 이어 강백호가 역대 세 번째다. 안타도 113개나 된다. 중요한순간마다 큰 것 한방을 날리며 스타성을 발휘하고 있다. 계약금이 아깝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올해 신인 계약금 공동 3위인 삼성의 최재흥은 올해 세 게임에 등판했다. 5월 19일 넥센 원정경기 선발로 나서 3⅔이닝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첫 등판의 부담을 떨치지 못한 셈이 됐다. 두 번째 등판은 달랐다. 지난 2일 NC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실점으로 잘 던지고 승리투수가 됐다. 단 두 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나 6월 8일 LG와의 홈 경기에서 2.2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이것이 올해 기록 전부다.
반면 공동 3위인 두산 베어스의 곽빈은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다. 무려 32게임에 출전했다. 3승 1패 1세이브 4홀드를 기록했다. 필승조로 뛰며 두산 1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공동 3위 KT의 김민은 올해 3게임 12.1이닝을 던져 1승을 건졌다.
2억6000만원의 계약금을 받은 삼성의 양창섭은 말그대로 복덩이다. 올해 12게임에 출전해 5승3패, 평균 자책점 4.63을 기록했다. 삼성에서 1선발에 맞먹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남은 시즌 활약 여부에 따라 강백호와의 신인왕 경쟁도 가능해 보인다. 계약금 2억5000만원인 LG 김영준은 7게임에 출전해 벌써 2승이다. 아직 안정감은 없지만 기대감을 키워주고 있는 재목이다. 계약금의 2억원의 NC 김시훈은 1군에 아직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1억8000만원의 롯데 투수 이승헌도 1군 등판 기록이 없다. 같은 1억8000만원을 받은 롯데의 한동희도 대형 3루수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선수들 가운데 아직 1군 무대를 밟지 못한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2군에서 땀을 흘리며 1군 무대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그들에게 화이팅을 보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