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세상]도시를 “미안해!” 포스터로 도배한 젊은 사업가

입력 2018-08-21 14:11
트위터

인도의 젊은 사업가 나일쉬 키데카르(25)는 여자친구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해 로맨틱하면서도 조금은 모자란 방법을 선택했다. 키데카르는 지난 16일 300개가 넘는 “쉬브데, 미안해!!♥”가 적힌 포스터를 제작해 도시 곳곳의 옥외 광고판에 붙였다.

키데카르와 여자친구 쉬브데가 어떤 이유로 다퉜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키데카르는 지난주 쉬브데가 뭄바이에서 그녀의 고향인 푸네(인도의 서쪽 마하라슈트라 주 푸네 지구에 있는 도시) 외곽도시 ‘핌플 사우다거’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젊은 사업가는 여자친구에게 자신이 얼마만큼 반성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키데카르는 페인트공을 고용해 수백 개의 포스터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포스터에는 “SHIVDE, I AM SORRY!”라는 문구를 넣었다. 제작이 끝난 뒤 쉬브데가 돌아오기 전날 저녁, 사람들을 고용해 포스터를 도시의 옥외 광고판에 불법으로 붙였다.

쉬브데가 돌아오는 지난 18일, 핌플 사우다거 주민들은 아침에 일어나 이 황당한 광경을 목격했다. 300개가 넘는 포스터는 빌딩, 게시판, 가로등 등 도시 곳곳에 붙어있었다.

페이스북

시민들은 이 광경을 찍어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점심쯤 되자 이들 커플은 이미 유명인이 돼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용서를 구하려고 이렇게까지 한 키데카르를 로맨틱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역 도시공사 측은 도시 경관을 훼손한 혐의로 키데카르를 고소했다. 경찰은 포스터의 주인을 추적했고 결국 키데카르는 소환돼 포스터를 붙이게 된 모든 경위를 진술했다. 조사 결과 1000달러(약 111만원) 가량이 포스터 제작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키데카르는 벌금형을 선고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키데카르는 현지 언론 디앤에이 인디아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일이 다 어긋나 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목적은 쉬브데에게 독창적인 방법으로 용서를 구하는 것 이었다”며 “부모님, 쉬브데, 그리고 쉬브데의 가족들까지 모든 주변사람을 실망시켰다”고 심경을 말했다.

현재 모든 포스터는 제거됐다. 다만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서는 키데카르 이야기가 계속 언급되고 있다. 쉬브데가 키데카르를 용서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