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험난한 토너먼트 대진표를 받았다. 16강부터 결승까지 모든 길목마다 난적이 기다리고 있다.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해 자초한 일이다.
한국은 지난 20일 인도네시아 반둥 시잘락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E조 마지막 3차전에서 후반 17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결승골로 키르기스스탄에 1대 0 진땀 승을 거뒀다. 최종 전적 2승1패(승점 6·골 +6)로 E조 2위에서 16강으로 넘어갔다.
E조 1위는 한국과 승점이 같고 골 득실차에서 밀리는 말레이시아(2승1패·승점 6·골 +2). 지난 17일 시잘락하루팟 스타디움에서 한국을 2대 1로 격파해 조별리그 선두를 쟁취했다. 한국은 말레이시아보다 넉넉하게 골을 넣었지만, 골 득실차보다 상대 전적을 우선하는 대회 규정에 의해 2위로 밀렸다.
이로 인해 한국의 금메달 여정은 험로로 바뀌었다. 16강부터 사실상 결승전을 벌이게 됐다. 상대는 이란.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 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높은 나라다. 2018 러시아월드컵 직후에 발표된 8월 기준 랭킹에서 32위에 올랐다. AFC 회원국 중 유일하게 30위대에 진입해 있다. 한국은 FIFA 랭킹 57위다.
한국과 이란은 오는 23일 밤 9시30분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치카랑 위바와묵티 스타디움에서 16강전을 갖는다. 한국이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우즈베키스탄과 홍콩의 16강전 승자와 8강에서 만난다. 우즈베키스탄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4강에서 박항서 감독의 지휘를 받는 베트남과 만날 수 있다. 베트남의 경쟁자는 16강에서 바레인, 8강에서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중 하나다. 한국의 4강 진출 길보다 수월하게 평가된다. 베트남이 16강에서 대결할 바레인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에 0대 6으로 대패했다. 베트남의 승리가 예상된다는 얘기다.
베트남은 지난 19일 위바와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일본을 1대 0으로 격파했다. D조에서 3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란, 우즈베키스탄 못지않은 난적 중의 난적이다.
한국이 ‘박항서 돌풍’마저 잠재우면 결승에 선착할 수 있다. 아시아의 영원한 라이벌이자 동반자인 일본, 거친 축구를 구사하는 북한과 중국, 중동의 강자 사우디아라비아, 개최국 인도네시아는 대진표의 맞은편에서 다가온다.
한국을 E조 2위로 주저앉힌 말레이시아는 오는 24일 밤 9시30분 브카시 패트리어트 찬드라하가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대결한다. 또 하나의 이변을 준비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