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와 자국민 구금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는 지금 끔찍한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며 외교적 공세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난 터키를 좋아하고 터키인들도 매우 좋아한다”면서도 “하지만 터키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매우 안타깝다. 끔찍한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끔찍한 실수’란 터키가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을 구금하고 있는 것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브런슨 목사는 터키에서 교회를 운영하다가 2016년 10월 테러조직 지원 및 간첩죄로 터키 정부에 체포됐다.
구금 상태에 있는 브런슨 목사는 지금까지 세차례 변호인을 통해 터키 정부에 구금을 풀어달라고 요청했지만 터키는 이를 번번이 거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가 훌륭한 미국인을 억류하고 있다”며 반발해 터키에 대한 보복관세 조치를 취하는 등 외교공세를 펼치고 있다. 미국의 압박으로 터키는 리라화가 한때 20%까지 폭락하는 등 경제위기 상황에 놓여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보고있다. 브런슨 목사 석방을 대가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이스라엘에 수감된 터키인의 석방을 요청했는데 에르도안이 이 합의를 어겼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그(에르도안)를 위해 그 자(터키인)를 꺼내 줬다”며 “그 역시 무고하고 멋진 사람이자 위대한 아버지, 위대한 기독교인인 이 사람(브런슨)을 터키에서 풀어주길 기대한다” 인터뷰에서 말했다.
미국은 최근 터키 법원이 브런슨 목사의 구금 해소 요청을 재차 거부하자 “가만있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놓은 바있다. 거듭되는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터키는 브런슨을 풀어줄 수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브런슨 목사가 터키 내 반정부 세력과 연계돼있다고 의심하고 있기때문이다.
터키는 미국의 관세조치에 맞서 미국산 자동차와 주류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이 부당한 압력을 계속 행사할 경우 다른 동맹을 찾아볼 수도 있다”고 맞선 상태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