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대전이 이제 패블릿 시장으로 옮겨붙을 기세다. 애플이 다음달 예정된 신제품 발표회에서 6인치 이상 대화면을 가지고 자사의 고유 스타일러스펜인 ‘애플 펜슬’까지 적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이 9월 예정된 신제품 행사에서 공개할 모델은 3개로 전망되고 있다. 3개 모델은 5.8인치와 6.5인치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적용한 프리미엄급 아이폰 모델 2종과 6.1인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탑재한 보급형 모델 1종이 될 것으로 유력시된다.
외신 전망대로라면 애플이 6인치 이상 대화면 아이폰을 선보이는건 처음이다. 애플이 아이폰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아이폰X’는 5.8인치 였고, ‘아이폰8플러스’는 5.5인치였다. 애플은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이끌던 시절엔 3.8인치 소형화면을 고집했지만 팀 쿡 CEO가 선임된 이후 꾸준히 화면 크기를 늘려왔다.
눈에 띄는 건 6.5인치 OLED 아이폰 신제품이다. 6.5인치라면 삼성전자의 대표 프리미엄 패블릿 제품인 ‘갤럭시노트’ 시리즈보다도 0.1인치가 크다. 크기도 크기지만 애플이 이만한 크기의 아이폰을 선보인다면 갤럭시노트처럼 스타일러스펜을 제품 기능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애플은 2015년 자사의 태블릿인 ‘아이패드’에 쓸 수 있는 고유 스타일러스 펜인 애플 펜슬을 출시했었다.
애플이 6.5인치 제품에 애플 펜슬을 추가할 경우 명실상부한 패블릿 신제품을 내놓는 셈이 된다. 이를 입증할 증거도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 포브스 등은 애플이 최근 대만의 스타일러스펜 제조업체인 엘랜에 애플 펜슬 공급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물량이 어느정도인지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공급 요청 시점을 감안하면 9월 신제품을 염두에 둔 주문이라는게 업계의 추정이다.
애플이 애플 펜슬을 추가한 패블릿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스타일러스펜이 최근들어 단순한 쓰기용 도구에서 스마트폰을 제어하고 기능을 더해주는 도구로 자리잡고 있기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선보인 ‘갤럭시노트 9’에서 자사의 고유 스타일러스펜인 S펜으로 스마트폰을 원격제어하는 기술을 선보여 외신의 찬사를 받았다.
고(故) 스티브 잡스 창업주의 경우 스타일러스펜을 일컬어 “누가 이런걸 원하나”며 쓸모없다는 입장이었다. 애플은 이미 소화면 스마트폰 정책을 깬 상태라 스타일러스펜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애플이 애플 펜슬을 적용한 패블릿을 선보일 경우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는 거센 도전을 받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삼성전자에도 위기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의 판매량이 정체 중인 와중에 한차원 높은 제품인 갤럭시노트로 여러 혁신과 시장확대를 추진해왔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